▲예산 추사사랑체. 한글, 영문, 숫자 형태.
<무한정보> 장선애
추사사랑체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에 걸쳐 실시한 향토산업육성사업(추사김정희 문화상품화사업) 계획에 포함돼 2010년 말 개발 완료했다. 당시에도 "서체 공개 보급을 통한 예산홍보 활용" 의견이 일부 있었으나, '추사 김정희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활자의 글씨체나 글자 배치 따위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일)를 활용한 예산농식품문화상품화 사업'이 주목적이었기 때문에 채택되지는 않았다.
현재 많은 광역 및 기초지자체들은 앞다퉈 지역 인물이나 지역명, 대표자원 등을 딴 서체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산이순신체와 서울남산체, 서울한강체, 제주한라산체, 부산바다체, 양평군체, 포천막걸리체 등 20여 개 서체가 있다.
해당 지자체들은 누리집에서 쉽게 서체를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취지와 특성, 사용권한과 범위에 관한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개인, 단체, 기업 등 누구나 사용가능하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지역 이름을 앞세운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서체 매매나 서체 연계 상품 개발만 제한하는 선에서 사용 범위를 허용하고 있다.
아산시는 이순신체를 내려받기 쉽도록 누리집 메인화면에 소개해 놓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개발서체를 안내하고 있다.
그렇다면 타 지자체보다 앞선 '추사체'의 디지털 서체인 '추사사랑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는 예산군은 어떨까?
현재 추사사랑체는 예산군행정과 예산군내 일부 단체, 업체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개발 초기에는 예산군행정 서류와 추사상품에만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지만, 이후 예산읍 추사의 거리 간판 글씨를 비롯해 광고업체들에 사용을 허용하면서 사실상 무료로 보급되고 있는 현실이다. 다만 사용자들이 서체를 어디서 내려받을 수 있는지 경로를 알 수 없고, 예산군내에서만 알고 쓰고 있다는 것이 특징일 뿐이다.
타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활용과 극명하게 대조된다.'추사사랑체'를 쓰고 싶어 예산군누리집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봤지만 어디서도 내려받을 수 없었다며 불편을 호소해온 한 사업자는 "예산군이 참 여러모로 시대에 뒤쳐져 있다. 예산을 알리고 예산이 추사의 고장임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리고 있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체 사용권을 풀어놔도 얼마든지 예산군관광상품이나 농산품 차별화에 활용할 수 있다. 어차피 대부분 지자체 무료서체들도 CI(기업이미지)나 BI(브랜드이미지) 작업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돼 있다. 그동안 제대로 활용하고 관리하지도 못해 왔지 않느냐? 더 이상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라며 군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7년 전 관련사업을 주도했던 정남수(공주대) 교수도 이와 관련해 "당시에도 이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그 때는 산업화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실현이 되지 않았는데, 예산군과 추사 김정희 선생에 대한 홍보를 위해 지금이라도 무료보급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예산군은 2012년 '추사사랑체'를 비롯한 추사지식재산권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이후 (사)내포향토자산관리센터에게 위탁관리를 맡겼다. 그러나 '추사사랑체'에 대한 지적소유권은 예산군에 있기 때문에 군이 의지만 있다면 확대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추사사랑체는 |
폰트(서체)개발전문업체인 윤디자인그룹의 ㈜윤디자인연구소가 맡았으며, 원도에 서예가 이상현씨가, 자문에 서예가 이규환, 김재일씨가 참여했다. 8개월의 연구 끝에 "추사의 글씨 가운데 예서체와 해서체의 특징을 담아 괴이하지만 완벽한 결구와 균형미를 표현했다"는 설명과 함께 영문, 약물 및 숫자 등 총 6860자를 발표했다. 추사의 예술과 정신을 기리는 뜻으로 '추사사랑체'라 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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