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의회 청문회 생중계 갈무리.
CNN
미국 언론은 역사적인 청문회이자 정치계의 '슈퍼볼'(미국프로풋볼 챔피언 결정전)이라며 엄청난 관심을 쏟아부었다. ABC, CBS, NBC 등 지상파 3사는 물론이고 CNN, 폭스뉴스 등 뉴스 전문채널도 청문회를 생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당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코미 전 국장은 작심한 듯 '핵폭탄급' 증언을 쏟아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로 자신과 FBI를 모욕했다"라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FBI를 잘 이끌고 있다고 말해놓고서는 갑작스럽게 해임해서 혼란스러웠다"라며 "내가 FBI 직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할 것 같아 나와 FBI를 보호하기 위한 기록이 필요했다"라며 백악관에서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이른바 '코미 메모'의 존재를 인정했다. 또한 "백악관에 대화 녹음테이프가 있기를 바란다"라며 진실 게임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의원들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여부를 묻자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위한) 대대적인 사이버 공격을 2015년부터 인지하고 수사를 준비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 대상에 트럼프 대통령은 없었다고 확인했으며, 자신에게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이 탄핵 사유인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에 해당하는지는 특검이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명백한 탄핵 사유"... 백악관 "거짓말한 적 없어"언론과 민주당은 일제히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가 명백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며 앨 그린 의원과 브래드 셰만 의원이 탄핵안 초안 작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반면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권에 새로 들어온 인물이고, 모든 것이 처음"이라며 "법무부, FBI 등과의 관계 설정이나 의사소통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마크 카소위츠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 중단을 지시하거나 제안하지 않았다"라며 "충성심을 바란다고 말한 적도 없다"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어 탄핵안이 발의되더라고 의회를 통과할지 불투명하다며, 하지만 새로운 증거가 더 나오거나 탄핵 여론이 높아진다면 공화당이 선택의 갈림길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대통령의 탄핵은 하원 출석 의원의 과반, 상원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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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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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트럼프가 거짓말로 나를 모욕했다" 핵폭탄급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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