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개척자' 박동훈이 말하는 르노삼성의 생존법

9일 기자간담회 열어... "전기차로 택시, 클리오 해치백 시장 이끌 것"

등록 2017.06.09 20:28수정 2017.06.0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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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이 9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르노삼성 제공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시장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3년 12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인 큐엠 3(QM3)를 전격적으로 들여와 소형SUV 시장을 열었고, 중형차 시장에선 SM6로 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 르노삼성은 최근 몇 년 새 극심한 신차 부족과 성장 정체에서 벗어났고,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소형 SUV 시장은 이제 웬만한 국산, 수입차 회사들도 앞다퉈 진출해 가장 뜨거운 시장이 됐다. 현대차는 예정보다 빠르게 신형 쏘나타를 내놓고 중형차 시장 수성에 나섰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박동훈 효과'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박동훈 사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그들만의 생존법을 이야기해 나갔다. 그는 지난 5월까지의 실적을 두고,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르노삼성만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실제 르노삼성은 지난 5월 말까지 국내와 수출까지 포함해 모두 11만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만 4만 4000대를 팔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나 증가한 수치였다.

르노삼성의 성장을 이끄는 차는 여전히 SM6다. 현대차가 SM6에 빼앗긴 중형차 시장을 되찾기 위해 신형 쏘나타를 전격 투입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박 사장도 "SM6가 여전히 (중형) 자가용 누적 등록대수로는 1위"라며 "물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 기아차의 대대적인 신차 물량공세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빠르게 신차 내놓는 현기차 "그 방식대론 살아남을 수 없다"

박 사장은 "SM6가 시장에 끼친 파급 중 하나가 쏘나타 뉴라이즈를 그렇게 빠르게 나올 수 있게 만든 것"이라며 "보통 7년 사이클로 신차가 나오는데 현대차는 5년 사이클로 신차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5년 신차) 사이클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이라며 "이것이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신차의 상당 부분을 르노그룹에 의존해야 할 박 사장 입장에선 부러울 수밖에 없다. 그는 "그래서 그들(현기차) 방식대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사장은 자신들만의 생존법을 제시했다. 그는 "르노삼성차는 새로운 트렌드를 계속 제시하고 다르다는 것을 각인시켜서 다른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생존법"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올 하반기 생존법에는 '클리오'와 'SM3 전기차'가 있다. 틈새로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도 있다. 특히 오는 9월에 국내에 선보일 소형 해치백 '클리오'에 대한 관심이 크다. 해치백은 승용차 가운데 뒤쪽 좌석과 트렁크의 구분을 없앤 차를 일컫는다. '클리오'는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박 사장은 "클리오는 유럽에서 워낙 잘 팔리는 모델이라 우리가 가지고 올 물량이 넉넉하지 않을 정도"라며 "올해 4000~5000대 정도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시장이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편견을 어떻게 깰 것인가'라는 질문에 "해치백은 분명히 여러 장점이 있는데, 이를 충분히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사장은 르노삼성으로 옮기기 전에 폴크스바겐코리아에서 해치백 모델인 '골프'를 수입해 인기몰이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는 "클리오는 유럽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라며 "이와 같은 해치백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통하는 모델이 국산차 모델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골프'의 성공 신화를 '클리오'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클리오의 경우 다양한 색상을 도입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볼 생각"이라며 "국내 고객들이 자신에 맞는 컬러를 용기 있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클리오'로 해치백 편견 깨고, SM3 전기차로 택시 공략"

'클리오'와 함께 전기차를 앞세워 택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그는 "(준중형 세단) SM3 전기차를 택시 전용 모델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연말께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난 배터리가 들어가면 친환경 택시로서 SM3 이외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회사에 충전시설 확보가 쉽고 배터리 용량까지 증대되면, SM3 전기차가 친환경 택시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것.

박 사장은 "친환경 목적으로 전기차를 보급하려 한다면, 주행거리가 많은 택시나 배달용 차량부터 전기차화하는 게 낫다"며 "특히 차량 실내공간 등을 감안할 때 SM3가 전기차 택시로 최적의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SM3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135킬로미터인데 200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는 모델이 준비 중"이라며 "이 정도 확보되면 택시로 운행되는 데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전기차인 아이오닉의 택시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터리 용량으로만 따지면 문제가 없지만 뒷좌석이 좁아 택시로 활용하기에는 조금 손색이 있다"며 부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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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내놓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 르노삼성차


이밖에 이번달 중순부터 본격 출시되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올해 1000대를 팔 계획이었는데 이미 완판된 상태"라며 "500대를 더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위지는 에어컨은 물론 차에 유리창도 없는 마이크로급 차량"이라며 "디자인 등이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면서 생각보다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새 정부가 개인용 경유차 퇴출 등의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가솔린차와 디젤차 비중이 51.2%와 31.6% 수준이다. 박 사장은 "중형 SUV인 QM6의 경우 디젤 외에 가솔린 모델도 준비하고 있지만 시기는 아직 미정"이라며 "향후 개발되는 차량들은 디젤뿐 아니라 다운사이징 터보엔진 등이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동훈 사장 #르노삼성차 #클리오 #트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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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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