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지 해변에서 바라본 노을(67ii/Ektar100)방포항의 방파제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안사을
직장 동료이자 선배님의 장녀 결혼식이 서울에서 열렸다. 전주에서 출발하는 전세버스에 몸을 실으면 편안하게 갔다올 수 있었는데 불과 12시간 전에 마음이 바뀌었다. 주말 날씨를 확인하고 늦은 시각에 곧바로 짐을 꾸렸다. 카메라 3대와 텐트, 침낭, 옷가지 몇 개를 금세 쌌다. 120짜리 중형필름 10롤, 35미리 슬라이드 필름 2롤과 함께.
이후 몇 시간이 더 지나서야 컴퓨터 화면에서 지도를 키웠다 줄였다를 수십 번 반복한 후 겨우 여행지를 정할 수 있었다. 정오의 예식을 다녀온 후 서해안으로 갈 계획을 세웠다. 오랜만에 낙조를 담고 싶었고, 바다의 반대편으로 눈부신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 서해바다로 넘어가는 둥근 달을 담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