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명초 교가 동영상.
서울시교육청
"우리가 만드는 학교, 모두가 주인공인 교실/ 일등도 꼴찌도 없고 잘난 놈도 없고 못난 놈도 없고/ 너 때문에 학교 다닐 맛나고 너 때문에 뭐든지 맛있어/ 한 명도 아니고 두 명도 아니고 우리는 세 명, 세 명!!"
두 학교 교가의 공통점은 학생들이 생활하면서 노래를 흥얼흥얼 댄다는 것. 졸업식과 입학식 때만 '차렷 자세'하고 부르는 행사용 노래를 벗어나 생활 속 인기 노래가 됐다는 얘기다. 가요처럼 동요처럼 아이들 삶 속에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두 학교 교가는 모두 해당학교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노랫말을 같이 썼다. 아이들의 삶이 노랫말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까지 전국 초중고 교가는 "○○산 정기 받아..."와 같은 풍수지리에 바탕한 노랫말이 대부분이었다.
<한겨레> 2016년 10월 4일치 보도 "21세기 초등 운동회에 '70년대식 교가' 넘친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763973.html)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등학교 402곳 중 303곳(75%)의 교가는 도입부를 지리적 명칭으로 시작하고 있다. "관악산 우뚝 솟은 기상을 안고"(서울난곡초), "아차산 등녁에 새날이 오면 정기 어린 가슴에 희망이 솟네"(서울면목초) 등 인근의 유명한 산과 강, 들판, 역사적 유적지 등을 언급하며 이 '기운'과 '정기'를 본받자는 내용이다.
일본군가 바꿔서 교가로 사용하기도
가락 또한 동요가 아니라 군가 분위기거나 서양식 행진곡에 가까웠다. 심지어 강원도 횡성의 한 초등학교는 일본 군가를 '노가바'(노래가사 바꿔 부르기)해서 교가로 사용해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역 주민의 문제제기로 2008년 교가를 바꾸기도 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전국 초중고 학생들은 교가를 부를 때면 항상 '차렷' 자세가 필요했다. 음악에 맞춰 발가락이라도 까딱거리려면 야단맞는 것을 달갑게 받아들여야 했다.
하지만 변신한 교가엔 이런 허망한 풍수지리 장광설이나 군가 풍 가락은 거의 없다. 대신 아이들의 사랑과 삶, 희망이 동요가락에 맞춰 담겨 있다. 이 노래엔 '나라의 일꾼', '대한의 횟불' 등과 같은 국가주의적 색채 또한 빠졌다. 대신 학생과 학교의 소박한 바람이 담겨 있다.
다음은 2012년에 개교한 서울신은초 교가와 2016년 개교한 서울위례별초 교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