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이상옥
폭우로 씻긴 얼굴 - <캠퍼스의 석양>
중국 정주에는 지난 6일 저녁까지 폭우가 쏟아졌다. 정주는 한창 폭염일 때는 섭씨 40도를 오르내린다. 폭우가 쏟아지고 나서 성적 처리 등 학기 마무리를 위해 늦은 시간 학교에 들렀더니 캠퍼스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석양을 보게 됐다.
너무 아름다운 광경이라 다들 걸음을 멈추고 석양을 바라보고 있다. 태양이 작열하는 대낮의 캠퍼스보다 석양의 캠퍼스가 훨씬 아름답다. 꼭 같은 캠퍼스라지만 아침이 다르고 저녁이 다르다. 가을이 다르고 봄도 다르다.
정주에도 이틀 정도 간간이 비가 왔는데, 폭우도 동반했다. 보도의 건널목이 물이 차서 차도를 점유하여 걷기도 했다. 여름의 폭우는 참으로 적절하다. 물론 지나쳐서 수해를 입기도 하지만, 여름 폭우가 없다면 어떻게 말갛게 씻긴 석양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정주의 여름은 한국보다 무덥다. 5월만 돼도 섬머타임을 적용한다. 점심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로 길어진다. 5월부터 반팔 차림이다. 점심시간이 3시간이나 되기 때문에 점심을 먹고 다들 오수(낮잠)을 즐긴다.
6월 둘째 주에 종강을 하고 2주간 한국에서 지내다 지난 1일 정주에 와서 이번 학기 업무를 모두 마무리했다. 8일 다시 한국으로 간다. 이번 여름 방학은 유난히 긴 것 같다. 정확하게 6월 16일 종강을 했으니 그때부터 계산하면 두 달 반을 수업도 없이 사실상의 여름 방학을 누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