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갑남
장마가 오락가락 합니다. 그래도 올여름은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라 반갑습니다. 장마가 반가운 때도 있네요.
아내는 출장 중. 오늘은 뭘 먹을까? 혼자 밥을 먹을 생각을 하니 입맛이 없습니다. 비오는 데 막걸리나 한 잔할까? 안주로는 뭐가 좋을까?
부침개가 생각납니다. 아내가 잘 부쳐주던 부침개가 막걸리 한 잔에 딱 좋을 것 같습니다.
아내는 비오는 날 출출할 때 곧잘 부침개를 부쳐주었습니다. 기름 흐르는 부침개 안주로 막걸리를 먹을 때 그 맛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 오늘은 내가 부침개를 직접 부쳐보자!'아내가 부침개를 부칠 때 보아온 것을 실행해볼 생각입니다.
재료를 찾습니다. 시장에 갈 것도 없이 내가 농사 지은 감자, 애호박, 꽈리고추, 양파가 죄다 집에 있습니다. 자급자족 농사의 진가를 발휘합니다.
먼저 감자를 깎습니다. 깨끗이 손질한 감자를 믹서로 갈아놓습니다. 양파, 애호박은 채를 썹니다. 꽈리고추는 배를 가릅니다.
부드럽게 갈린 감자에 썰어놓은 재료를 넣어 혼합합니다. 계란도 풀어 함께 젓습니다. 소금은 약간 뿌려 간을 맞춥니다.
이제 프라이팬에 부칠 차례. 달구어진 팬에 식용유를 넉넉히 두르고, 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올려놓습니다. 너무 넙적하게 부치면 뒤집을 때 모양이 흐트러져 좋지 않습니다.
내가 보아도 부침개가 노릇노릇 그럴듯하게 부쳐졌습니다. 혼자 먹기 아깝습니다.
친구한테 전화를 합니다.
"퇴근할 때 나하고 부침개에다 막걸리나 한 잔 하지?"
"그래? 근데 오늘 선약이 있어 어떻게 하지!"하는 수 없습니다. 이 맛난 음식을 혼자 먹다니!
부침개가 아주 부드럽습니다. 애호박 씹히는 맛에다 꽈리고추의 매운맛이 어울려 너무 맛있습니다.
나는 막걸리 한 잔을 따라 단숨에 비웁니다. 그리고 부침개 한입. 막걸리와 부침개가 환상의 궁합입니다. 한 잔 가지고는 성이 안찹니다. 비오는 날 부침개 안주는 막걸리를 당기는 마력이 있는 모양입니다.
좀 전 친구에게 내가 만든 부침개를 카톡으로 보여주자 금세 연락이 옵니다.
"야! 부침개 그 맛, 기가 막히겠는 걸! 다음 기회에 부탁한다!"
나는 답을 보냈습니다.
"부침개는 비오는 날과 타임이 맞아야하는 거야! 아무튼 내 솜씨 한번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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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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