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산과 통영바다미륵산에서 본 통영바다
유최늘샘
소년의 통영바다가 그리운, 수도 서울의 여름이다. 퇴근을 한 저녁에도 33도씨, 여기는 찜통 같은 열기의 옥탑방이다. 시절은 흘러, 통영 사람들의 영산(靈山)인 미륵산에는 번쩍번쩍 케이블카가 오르락내리락 거리고, 얼마 전에는 '로지'라는 대규모 레저 시설까지 들어왔으며 숙박시설과 관광객, 자동차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경제 발전과 관광객 유치, 시대의 변화라는 미명 하에 폐수와 매연은 늘고, 아름다운 바다와 섬이 오염되고 있다. 우리가 따먹던 해안 절벽의 황금 산딸기는 자취를 감췄고, 비밀의 샘물은 말라붙었으며, 영원히 인간의 때를 씻어줄 것만 같았던 짜디짠 바닷물의 색도 탁해지고 있다. 절절한 햇살, 푸른 바다와 바람, 나의 요람, 우리의 요람인 통영바다가 썩어간다.
가슴이 미어진다. 나는 무엇을 쫓아, 이 머나먼 회색 도시에서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지만, 그 미어지는 마음을 안고, 바다의 바람을 안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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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바다 미륵섬에서 유년기를, 지리산 골짜기 대안학교에서 청소년기를, 서울의 지옥고에서 청년기를 살았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827일 동안 지구 한 바퀴를 여행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생활놀이장터 늘장, 여행학교 로드스꼴라,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 섬마을영화제에서 일했다. 영화 <늘샘천축국뎐>, <지구별 방랑자> 등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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