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사과에 등 돌린 학교급식 노동자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동자들과 만나 자신의 막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자, 노동자들이 “가식적인 사과 같고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등을 돌리고 자리를 나서고 있다.
유성호
"당의 입장은 어떤 겁니까? 이건 개인의 일로 넘길 수가 없습니다. 국민 혈세로 밥 드시는 분이 어떻게 이렇게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하는지 저는 알 수가 없고 너무 화가 납니다."
"이런 망언을 하고도 어떻게 이렇게 뻔뻔하게…. 한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또 국회의원으로서 어떻게 이런 망언과 막말을 할 수 있습니까. 실컷 우롱해놓고 이제 어쩔 수 없으니 사과하는 거잖아요?"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 복도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학교 조리사는) 그냥 밥하는 동네 아줌마들", "(파업 노동자는) 미친 놈들"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논란의 당사자인 급식노동자들과 마주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그분들을) 폄하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부적절한 표현은 정말 죄송하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직후 정론관을 나선 이 의원은 자신에게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러 온 학교 급식노동자들과 코앞에서 마주쳤다. 이 의원을 본 급식노동자들은 분을 참지 못하고 "잘 만났다"며 "(이번 논란 관련) 당의 입장은 어떤 거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분홍색 조끼를 입은 고혜경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 의원 앞에서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이건 개인의 일로 넘길 수가 없다. 진정성도 보이지 않고 가식적인 사과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부위원장은 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재차 "국회의원으로서 어떻게 이런 식의 막말을 할 수가 있습니까?", "이 습한 날씨에 급식실에 한번 가봤습니까. 국민 혈세로 밥 드시는 분이 어떻게 그런 망언을 할 수 있나"라고 외쳤다.
그는 이날 개인 휴대폰을 통해 정론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의원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에 이 의원은 다소 붉어진 얼굴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 의원은 "죄송하다, 제가 죄송하다. 고생하시는 걸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제 발언의 취지는, 정규직화를 하는 데에 국가 재정이 드니 타협안을 찾자는 것이었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나 급식 노동자들은 이 의원의 사과를 거부했다. 고 부위원장과 함께 온 용순옥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서울지부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국민의당 측의 공식 사과를 바란다. 개인적인 사과는 받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30여 명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약 10분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대치한 이들은 이 의원이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에야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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