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서병수, 신고리 5·6호기 둘러싸고 집안 싸움

탈원전 천명 서병수 부산시장에 홍준표 불만... 민주당 "지방자치 역행"

등록 2017.07.20 17:14수정 2017.07.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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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당 대표와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신고리 5·6호기를 둘러싸고 묘한 긴장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서병수 부산시장의 이야기다.

홍 대표는 지난 19일 여의동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재선의원 연석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의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대놓고 서 시장을 언급했다. 당 소속인 서 시장이 한국당의 당론과는 다르게 신고리 5·6호기를 반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야기였다.

서 시장은 앞서 지난 6월 5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포함한 탈핵 정책을 정부에 공식 요청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탈원전을 주문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1호기 퇴역식에 참석한 날에도 취재진과 만나 탈핵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계속하기 위해 당이 태스크포스까지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상황을 전하며 거듭 서 시장을 비판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부산 지역 의원 사이에서는 서 시장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병수 "홍준표 대선 후보 시절 원전 지양하자더니" 반격

a  서병수 부산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 정민규


서 시장 역시 홍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대응에 나섰다. 서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대체 당론이 언제 정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일찍부터 시민들과 뜻을 맞춰 클린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클린에너지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란 점을 거듭 분명히 했다.

또 서 시장은 홍 대표를 향해 "대선 후보 시절 원전을 새로 짓는 것은 지양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서 시장의 이러한 소신은 지역에서 원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그만큼 크다는 말이기도 하다. 부산 지역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과 시의원·구의원들 사이에서도 신고리 5·6호기를 둘러싼 입장이 저마다 다를 정도다.


일부에서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당시 경남도지사를 지내며 각을 세웠던 홍 대표와 서 시장의 불편한 관계가 이번 기회를 통해 불거진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야당의 집안 싸움에 20일에는 여당까지 참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은 논평을 통해 "홍준표 대표의 막말과 막무가내식 트집 잡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원전 안전 문제를 놓고 같은 당 소속인 부산시장과 각을 세우는 것은 당 대표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홍준표 대표의 이와 같은 언급은 지방자치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국정 현안을 놓고 대표와 단체장이 엇박자를 내는 것은 콩가루 집안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은 이제라도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압도적 부산·울산·경남 시민은 물론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는 신고리 원전 추가 건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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