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식 수차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녹조를 막기 위해 수자원공사가 설치한 것이다
정수근
'조족지혈'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수백 미터나 되는 강폭에서 한쪽 가장자리에 10여 미터 크기로 수차를 돌려봐야 그것으로 그 일대에 창궐하는 녹조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것으로, 수공 또한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함께 현장을 찾았던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의 말이다.
"뭐라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배하는 것이다. 아무리 녹조가 있더라도 눈에만 안 띄면 될 것이 아닌가 하는 편의주의적 생각말이다."'수공의 상상'이 만든 수차, 어부의 그물을 찢어놓다그러나 수공의 이러한 안일한 생각은 또다른 화를 부르고 결국 타인의 피해로 돌아오고야 만다. 이곳에서 지난 수십년간을 고기를 잡아왔다는 어민 허규목(70)씨는 수공이 쳐둔 회전식 수차를 고정시키는 앵커(닻)에 그물과 어구 등이 걸려 찢어지는 사고를 수시로 당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