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현재 30세 미만 광역의원은 전국에 딱 1명

전국 청년정책 네트워크 지역 릴레이 전주 편

등록 2017.08.30 17:17수정 2017.08.3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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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청년정책 네트워크 지역 릴레이 전주편 전주시의회 회의실에서 8월 29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두시간가량 진행되었다.
전국 청년정책 네트워크 지역 릴레이 전주편전주시의회 회의실에서 8월 29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두시간가량 진행되었다.김길중



청년은 언제까지 정치현실에 무관심한 불량 유권자로 취급받아야 하나?

지난 29일 전북 전주에 대전, 공주, 순천, 청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청년들이 모였다. 민주당을 비롯해 노동당, 녹색당, 그리고 정당에 속하지 않은 청년들까지. 여기에 자유한국당 당원까지 함께 했다.

25명 가량의 참가자가 토론과 뒤풀이까지 두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전주시의회 서난이 의원(31)의 발제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에서의 주요 발언을 정리해 보았다. '청년은 후보가 될 수 없다'는 다소 도발적인 구호를 내걸고 시작한 발제는 이렇게 지적한다.

지방자치가 재개된 이후 1~6대까지 광역의회, 기초의회를 가릴 것 없이 40세 미만의 정치인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1대에 비해 1/6 가량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청년 정치의 구호만 요란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통계치를 제시한다. 전체 인구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청년인구와 2~3% 수준의 청년 정치인에서의 왜곡된 정치구조.

가장 큰 문제를 도전조차 못하게 막아선 정치제도에 있다. 이를 위해 지방의원도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정치자금법 개정'과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청년 할당제' 도입이 필요하다. 아울러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선거 때마다 꾸짖지만 당사자의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는 정치 현실에 표를 찍어주는 유권자여만 하는지' 반문한다. 이후 각자의 처지와 상황을 나누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발제자로 나서 청년정치의 현실을 소개한 서난이 의원 전주시의회 청년비례대표로 진출하여 활동하고 있다.
발제자로 나서 청년정치의 현실을 소개한 서난이 의원전주시의회 청년비례대표로 진출하여 활동하고 있다.김길중

민주당 당원인 김윤권씨의 이야기다.


"경력단절 여성문제, 보육에 관해 관심이 많다. 아내의 경우를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독거하는 아이의 엄마가 사회적 활동을 하기란 매우 어렵다.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많은 청년들이 겪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미래 전북지부 김창하씨의 이야기다.


"중앙정치에서 지방분권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지역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역정치의 구조를 보면 왜 그런지 이해가 갈 것이다. 오늘 출근했더니 업체의 사장이 **지역에 아는 유권자가 있는지 물어보더라. 당원 경선을 통해 정하기 때문인지 당원 가입받기 열풍이다. 국회의원이 지방의원을 하부의 조직원으로 여기며 당원 가입을 독촉한다. 왜 이렇게 되어야 하나?'

노동당 전북도당 이장원씨는 다소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꺼낸다.

"우리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하려는 사람이 적어 후보가 될 수 있으니 공천은 문제되지 않는다. 청년정치가 대두되는 이유가 무엇일지 고민해 보았다. 기존 정당이 관성화되니 새로운 인물과 젊은 아이디어를 통해 활력을 불어넣는 장치로 청년 정치를 말하는 것 같다. 세계적인 현상으로 청년이 스스로를 대변하고자 하는 추세다. 결국 돈 문제다. 일자리의 문제, 주거의 문제를 비롯해 경제의 문제이며 청년 정치는 이것에 대한 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전북 녹색당 김선경씨의 말.

"우리 당의 경우 전주에 청소년, 청년당원 중 활동 당원이 두 명이다. 청년들에게 물어보면 정치활동을 할 시간 자체가 없다고 한다. 맹목적으로 주입되는 교육을 받고 나온 학생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라고 강요받는다. 민주주의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사회적 존재로 제대로 커나갈지 걱정된다. 청년들 스스로 소란스럽게 몸부림쳐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지 않을까 싶다. 거기에서부터 시작하자. 이게 시도로만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청년 정치의 현실은? 청년이 진출해야 청년문제가 해결된다는 믿음과 연대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청년 정치의 현실은?청년이 진출해야 청년문제가 해결된다는 믿음과 연대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김길중

지방정치는 청년을 어떻게 배려하고 있을까?

오윤덕씨의 말.

"정치에 대해 욕만 하면서 보내다 활동을 시작하다 보니 청년을 비롯해 약자들의 입지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40대와 청년의 노동 이슈는 다르다. 예전 시각으로 노동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청년의 이슈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다. 스스로 생존기반을 만들어 가면서 사회적 존재로 목소리를 내야 하는 2중고를 겪고 있지만 우리 목소리를 내자."

29살의 직장인이고 6년 동안 정당생활을 했다는 민주당 당원의 말이다.

"다른 정당에 있다가 민주당에 가입한 지 13개월 차다. 가입되었다는 문자 이후 당에서 해주는 게 없는 것 같다. 촛불, 대선 때도 그랬다. 당에서 연락이 와서 참여한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집회도 참석했다. 출마하고 싶은 마음은 있긴 하지만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정말 출마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배려해주면 좋겠다. 지방자치포럼을 하는데 월요일 오후 2시에 한단다. 주말에 하든지 평일 저녁에 해야지 그 시간에 나와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낼 청년이 얼마나 되겠는가?"

현재의 당원관리 시스템이 세심하지 못한 데 대한 지적이다.

충남 공주에서 온 한나미씨는 정당 프로그램이 청년들의 처지를 감안하고 있는지 의문을 표했다.

"당을 초월해 모여 정말 좋다. 여기 나오지 않은 당원들과도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외국에 있다 3월에 들어와 민주당에 가입했는데 2주 만에 문자 온 것 말고 없다. 오늘 전주까지 온 이유는 스스로 찾아서 열심히 배워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이어 '정치아카데미가 지역마다 열리는데 서울은 90만 원, 대전은 50만 원의 비용이 들더라. 청년은 35만 원이지만 부담이 간다. 가면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 차라리 지역의 주민자치위원회 활동부터 시작할까 싶기도 하다."

여기에 서난이 의원이 말을 보탠다.

"서울에서 90만 원의 프로그램, 오가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150만 원 정도 들것이다. 근데 의미는 딱 한 가지 공천 가산점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 심하게 이야기해서 공천장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역에 제안하려 한다. 청년 정치학교를 토요일 오후 2시 정도로 하고 당원은 3만 원, 비당원은 5만 원 정도로 제안해볼 생각."

대전 민주당원인 우창훈씨도 덧붙인다.

"경제적으로 부담도 되지만 자존심이 상하더라. 주변에서 왜 신청을 안 하는지 묻기도 하는데 안 할 생각이다. 다행히 지역위원장이 호감이 가는 분이라 열심히 활동하려 노력 중이다. 아까 여러분이 지적했는데 당원과 당이 어떻게 스킨십을 가지게 만들지 고민 중이다. 당비 몇 천 원 내는 당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역대 전국의 지방의원 연령 구성표. 청년들의 지방의회 진출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014년 전국의 광역의회 의원중 30대미만은 1명에 그치고 있다.
역대 전국의 지방의원 연령 구성표.청년들의 지방의회 진출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014년 전국의 광역의회 의원중 30대미만은 1명에 그치고 있다.김길중

지방정치야말로 청년정치가 등장할 공간이다

지방정치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정치가 중앙을 위주로 움직인다. 지역과 정당이 너무 떨어져 있다. 어느 정당도 지역을 대변하는 정당은 없는 것 같다. 큰 의제를 지역에서 어떻게 녹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김창하씨의 제기에 대전에서 온 황은주씨가 말을 보탠다.

"청년 활동가 단체에서 활동한다. 처음에는 정치에 대해 생각이 없었다. 공무원들이 우리가 하는 일을 시민의 생각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정부기관의 하청업체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정치가 벽에 갇히고 펜스로 둘러싸인 느낌이다. 정당 아니면 시민단체가 전부인데 지역에서의 여러 목소리를 담아낼 다양한 공동체가 필요하다. 풀뿌리가 많아져 잔디밭이 될 때 비로소 지방분권이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

지역문제를 담아낼 작은 모임을 통해 정치가 튼튼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주에서 온 자유한국당 당원인 이우주씨도 의견을 보탰다.

"사람이 아니라 조직을 보고 들어갔다. 탄핵이 있고 촛불을 겪으면서 혼란스러웠다. 총학생회장과 청년활동을 했는데 몇 명 동원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져 맥이 빠지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보이니 청년들이 대접받는다. 청년에게 50% 할당한다고도 하고 일이 있을 때마다 발언을 많이 하게 한다. 건전한 보수로서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열심히 노력 중이다."

36살이라 청년인지 장년인지 고민스럽다며 말문을 연 최정린씨.

"정치도 전문직이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의대를 가고 여러 과정을 통해 전문적인 실력을 갖추듯 정치를 하려는 청년들도 오래 노력을 해 가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

이에 대해 노동당 청년당원인 김현탁씨는 이렇게 말했다.

"정치가 똑똑한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게 아니고 나같이 보통사람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중고등학교 때 반장도 못해 본 사람이지만 선거 때 출마하지 않으면 진보정당의 가치는 묻히고 마는 게 아닌지 생각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서난이 의원의 마무리 발언으로 끝났다.

"이런 행사를 열 때마다 고민되는 게 있다. 먹고살기도 힘든데 연락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된다. 나는 비교적 처지가 괜찮은 편이지만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힘든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청년이 하지 않으면 우리 문제는 언제까지나 해결되기 힘들다. 여기서 논의된 것이 더욱 구체적으로 전개되어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정치포털 와글에 1000명이 청원하면 입법화를 위한 국회의원들과의 접촉도 시작된다고 한다. 우리들의 노력이 내년에 결실을 만들어 내지 못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져 클라우드 펀딩이라도 되면 좋겠다는 다짐으로 임하자."

이어진 뒤풀이에서 토론에서 나왔던 '시청 앞에 텐트를 치자'는 이야기가 구체화되었다고 한다. '월가를 점령했듯이 청년들이 여기 있소 라고 보여주자'라는 김창하씨의 발언이 구체화되어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여러 정당 청년당원들이 각자 텐트를 치고 1박 2일 시청 앞 광장에서 당원 모집을 해보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고 한다.

참석한 청년들 모두는 청년은 스스로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공감한 것 같다. 청년이 나라의 기둥으로 커갈 때만 한국사회와 지역사회가 지속 가능한 사회로 되는 길임을 확인하며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소속된 곳은 모두 달랐지만 청년 문제에 대해 함께 힘을 모아가자는 공감을 맺었다.
소속된 곳은 모두 달랐지만청년 문제에 대해 함께 힘을 모아가자는 공감을 맺었다.김길중

#청년 정치 #전국 청년정책 네트워크 #지역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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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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