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쪼그라든' 새만금수목원, 시민들을 현혹하지 말라

등록 2017.09.07 10:56수정 2017.09.0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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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1일 새만금수목원 조성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2014년 4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된 이후 3년 만이다. 151ha 규모로 확정된 새만금수목원 조성사업에는 국비 1530억 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처음 예비타장성조사를 통과했을 때와 사업이 선정된 지금은 차이가 크다. 불과 3년 전만해도 전북 김제시 곳곳에서는 '새만금수목원 예타대상 선정'이라는 문구와 '국비 5874억 원 확보'라는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여기서 핵심 키워드는 '예타대상 선정'이다. 이는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에 선정됐다'는 말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는 것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와는 완전히 다른 뜻이다.

하지만 당시 대다수 김제시민들은 새만금수목원이 뭔가에 '선정'이 됐으니 머지않아 착공에 들어갈 것이고, 이것이 완공되면 조만간 1만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9000여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소득 및 부가가치 창출 5000억여 원, 관광활성화 등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지역언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수막에 적힌 내용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정보를 전달했다.

그 결과 시민들은 '예타대상사업'이라는 말보다 '선정'이라는 말에 무게를 두게 됐고, 실제 최근까지도 기자는 몇몇 시민들로부터 "새만금수목원 만든다고 한 때가 언제인데 아직도 깜깜무소식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예타대상사업 선정'이라는 뜻이 이해되기도 전에 '5800여 원 국비지원'이라는 글귀가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8월 11일 뜨거운 감자였던 새만금수목원은 당초 규모대비 예산감소율 불균형을 떠안은 채 2014년 4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된 이후 3년여 동안 최초 5874억 원에서 2476억 원으로 반토막 나는가 싶더니 1705억 원으로 줄어드는 것도 모자라 한번 더 사업계획을 변경해 총사업비 1530억 원, 151ha 규모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국립수목원(경기 포천), 백두대간수목원(경북 봉화), 중앙수목원(세종)에 이어 네 번째로 조성되는 새만금수목원은 문화서비스지구(44ha), 주제전시지구(30ha), 해안식물연구지구(50ha), 염생식물연구지구(27ha) 등 총 4개지구로 해안희귀식물원, 세계해안테마전시원, 해안연구림, 새만금자생식물원, 염생식물연구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줄어든 예산과 그에 걸맞지 않게 축소된 수목원의 규모를 어떻게 채워갈지 두고봐야 할 일이다.


새만금 농생명용지 6-1공구(김제시 진봉면 공유수면)에 조성될 새만금수목원은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됨에 따라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를 마친 후 오는 2019년 착공, 2027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제시는 '반의 반토막' 난 지원예산과 기존 200ha(60만평) 대비 75% 규모로 축소된 151ha(45만6000평)라는 성적표를 손에 쥐고도 새만금수목원 조성을 통해 1만여 명의 대규모 일자리 생성, 생산유발 9290억 원, 소득효과 1282억 원, 부가가치창출 3843억 원 등이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예산과 규모가 축소되기 전 발표했던 파급효과와 동일한 수치다.

새만금수목원 준공까지는 갈 길이 험난하다. 앞으로도 실시설계·용역 등을 거쳐 예산수립의 단계들이 남아 있어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 그 사이 수목원의 규모가 변경이라도 된다면 또 다시 산넘어 산이다.

새만금수목원이 준공되면 '한국수목원관리원'에서 새만금수목원을 운영하게 된다. 김제시는 "새만금수목원 운영에 있어 주변상권 강화 등 부가적인 수입창출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하지만, 무슨 수로 1만명 일자리 창출과 9300여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5000여억 원의 소득효과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새만금수목원이 들어오는 것은 차후 새만금 지역의 활용도 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근거 없는 희망고문은 지양했으면 좋겠다.

규모 대비 생산에 투입되는 재원이 줄어든 만큼 문재인 정부의 '속도감 있는 새만금사업 추진방향'에 편승하지 말고 내실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김제시가 알려주는 것만 받아들이는 시민은 없다. 43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줄어든 사업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없이 예비타당성심사는 통과됐고, 규모는 불균형하게 줄어들었다. 이제 남은 숙제는 복지부동 하지 않고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효과적이면서 실용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제시민의신문에도 송고됐습니다.
#새만금수목원 #새만금 #김제 #전북 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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