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지식iN으로 선정되고 나서 네이버로부터 전달받은 감사패
구건우
시간이 흐르고 2015년 4월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가 12차 '2014 파워지식iN'에 선정된 거죠. 정말 한 번도 기대를 한 적이 없었기에 놀라웠습니다. 실제로 선정 당시 영화 분야 전문가 순위가 76위였고, 등급 또한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초인'에 불과했으니까요. 선정기준에 등급이나 채택 수를 떠나 답변의 질을 본다는 문구를 떠올려보니 더 기분이 좋더군요.
사실 보안 분야에 일하던 저는 2013년에 기술혁신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국가에서 주는 장관상이 더 큰 상인데 묘하게 그때보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해서 받은 상과 내가 좋아서 한 일로 받은 것에 차이랄까요?
그렇게 파워지식iN에 선정되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것에 좀 더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다음 해 여름 블로그 이웃이 한 인터넷 신문에 기고 글을 적었다는 포스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기사를 올렸다는 곳은 바로 <오마이뉴스>였습니다. 일반 시민도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가 저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6년 8월 두 번의 퇴짜를 맞고 첫 기사가 등록되었습니다. 영화 <아수라> 개봉을 앞두고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이 함께한 옛 영화들을 돌아보는 기획 기사였죠.
너무나도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네이버에 제 이름을 치면 내가 작성한 기사가 뜨다니! 왜냐하면 어릴적 많았던 꿈 중의 하나가 바로 기자가 되는 거였으니까요. 물론 취재기자는 아니지만, 꿈의 절반은 이룬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가 기사로 소개했던 미개봉 영화, 9개월 뒤 정식 개봉하다이후 영화 관련 기획기사와 영화 리뷰 그리고 할리우드 소식 등을 꾸준히 작성하여 올렸습니다. 2016년 10월부터 '숨은 영화 찾기'라는 코너 이름으로, 국내 극장에서 미개봉되었지만 홈무비로 손색없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기사도 비정기적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로 소개했던 영화가 바로 얼마 전에 개봉한 <플립>입니다. <플립>이 북미 개봉 이후 7년 만에 국내에 정식 개봉하여 나름 잔잔한 흥행을 거두는 걸 보면서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