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황새문화관에 가면 꼭 보세요

민황이가족 동영상 '감동'... 스토리텔링 통한 사업 '가능성'

등록 2017.09.18 17:03수정 2017.09.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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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품에 안긴 황새부부가 첫 자연부화에 성공, 새끼를 독립시키기까지 사랑과 헌신의 시간들이 담긴 10분 남짓 되는 영상이 감동을 주고 있다.

'예산황새이야기'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인간성을 상실한 사건들이 판치는 우리사회에 사랑이란, 부모란, 삶이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강한 비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알을 품고, 한여름 뙤약볕 아래 큰 날개를 펼쳐 새끼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부리를 이용해 물을 길어 나르는 어미와 아비의 정성은 사람 그 이상이다. 정성으로 큰 새끼들이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둥지를 훨훨 떠날 때는 희열과 감동이 밀려든다.

 예산황새이야기’ 동영상 갈무리 화면.
예산황새이야기’ 동영상 갈무리 화면.장선애

지난해 8월 제작돼 현재 황새문화관(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 영상실에서 상영되고 있는 이 동영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스토리텔링의 가치'다. '스토리텔링'은 기업의 상품판매와 지역의 관광 전략 등 모든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그런 점에서 이 동영상은 예산군이 황새를 통해 얻고자 했던 결과물들을 챙기려면 이 황새가족 같은 스토리를 적극 발굴하고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라는 힌트를 전하고 있다.

이를테면, 동영상 속 민황·만황이 부부와 새끼 자황·연황이 스토리를 체험활동 혹은 캐릭터로 만들어 판매하고, 황새마을에서 생산하는 쌀과 잡곡 등의 판매업소명을 '민황이네 방앗간' 같은 상호로 연결한다거나, 부부금슬이 좋아지는 마을민박, 독립심을 길러주는 교육체험에 이들 황새의 이름을 따서 쓰는 식이다. 가족황새 이름의 첫글자를 딴 '만민자연'을 상호로 활용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고, 자연에서 즐긴다'는 중의적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황새복원사업은 유치 8년째인 지금까지 이를 문화·경제 가치로 연결할 콘셉트와 전략이 없어 답보상태다. '생태복원'이라는 의미만으로는 재방문이나 마을관광, 농업소득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민관 모두의 고민이 '스토리텔링'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보인다.


한편, 황새문화관 영상실은 영상에 집중하기에는 조도가 너무 밝고, 스크린 크기가 작은데다, 앞 뒤로 다른 동영상들이 연속돼 잘 만들어진 영상의 감동을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선석 주무관.
황선석 주무관.장선애

전문작가들이 촬영해 예산군에 전달한 동영상에 적절한 자막과 음악을 넣고 효과를 줘 감동스토리로 재탄생시킨 편집자는 누굴까?


예산군청 총무과 정보통신팀에 근무하는 황선석 주무관이다. 통신직 6급으로 25년차 공무원인 그는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음에도 동료들의 요청이 있으면 주말이나 저녁 짜투리시간 등을 이용해 2년 여동안 수십여편의 군홍보·청내용 동영상을 만들어 왔다.

말하자면, 예산여유가 없어서 전문가에게 의뢰하지 못할 때 '땜빵용'으로 투입된 셈인데, 편집이 다소 투박하지만, 지역에 대한 애정과 군정에 대한 이해 덕분에 중심을 놓치지 않는다.

이번 황새동영상의 경우에도 친한 동료가 황새공원을 담당할 당시 자주 이야기를 듣고, 방문해서 과정을 다 봤기 때문에 '느낌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황 주무관은 "전문가가 아니라 편집이 서툴다. 일이 주어졌는데 '못한다'고 하는게 싫어서 독학으로 배우다 보니 부족한 게 많다. 예산황새이야기는 동영상을 찍어준 작가들의 힘이다"라면서 관심을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그의 모니터 바탕화면에는 이런 내용이 올라있다.

'헌신하기 전까지는 항상 머뭇거리고 주저하기 마련이다/ 무엇이 무수한 아이디어와 계획을 무산시켰는지는 모르겠으나/ 모든 시작과 창조활동에는 한 가지 진실이 있다/ 자신에게 분명히 헌신하는 순간/ 신의 섭리가 함께 움직인다'

그리고, 또 한 문장.

'천천히! 꾸준히!/ 쉽고 단순하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진리/ 철저히 구독자 입장에 서서/ 생각하는 습관을 갖자/ 진심의 소통을 목적으로/ 소통은 목적이고 소셜은 도구다'

그는 현재 예산군 카카오스토리도 담당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황새동영상 #예산황새공원 #황새 #황새문화관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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