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보고 오코방고 델타에서의 워킹 사파리

식물들과 동물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 중남부 아프리카 생태 탐사

등록 2017.09.22 08:37수정 2017.09.22 08:37
0
원고료로 응원
워킹 사파리를 마치는 시간의 석양 아프리카의 겨울, 지는 해는 이곳 사람들의 호수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모코로를 고무신짝으로 착각하게 하였다.

워킹 사파리를 마치는 시간의 석양 아프리카의 겨울, 지는 해는 이곳 사람들의 호수를 이동할 때 사용하는 모코로를 고무신짝으로 착각하게 하였다. ⓒ 김광철


전현직 교사와 그 가족 등 8명으로 꾸려진 남부 아프리카 연수팀 '청바지'는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생태계의 보고'라는 오코방고 델타 탐사 기행에 들어갔다. 오코방고 텔타의 관문인 마운 시내에서 하루밤을 묵고 11시 경에 오코방고 텔타의 한 호수에 도착하였다.

'판들리'라는 여행사 사장이 미리 준비한 모코로 선단과 지원팀의 도움을 받아 모코로를 타고 2시간 정도 수초들을 헤치면서 나갔더니 드디어 야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리 이곳에 도착한 여행사 지원팀의 도움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다음 오후 2시 경부터 '워킹 사파리'에 나서게 되었다.


이번 남부 아프리카 연수를 기획하고 총괄하여 추진하는 최두열 팀장은 이곳 오코방고를 향해 오면서부터 청바지 팀원들에게 잔뜩 기대에 부풀게 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 '청바지'는 매일 닭고기와 쇠고기 중심의 양식에 질려서 "생선은 안 주나?" 이런 불만들이 없지 않아서, 최두열 팀장은 말했다.

"오코방고는 호수가 아주 넓어서 물고기도 많이 잡을 수 있어서 미리 주문을 하면 생선도 먹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코방고는 넓은 델타 지역이라서 숲과 습지 등 '워킹 사파리'가 기다리고 있는데, 2~3시간을 걷다보면 악어나 하마라든가 코끼리, 얼룩말 등 많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워킹 사파리를 나갈 때는 모기에 물릴 지 모르니 바르는 모기약을 미리 바르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기대감과 긴장감을 잔뜩 부풀려 놓은 상태였다. 모기약 등을 잔뜩 준비해 갔지만 사용할 일은 별로 없었다. 겨울이라 그런지 모기가 거의 없었다. 하긴 최 팀장도 이번 연수를 기획했지만 전문 여행사도 아니고 처음 오는 곳이라서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수 기획을 하면서 각종 서적과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 이곳 여행사들의 정보 등 다양한 자료들을 뒤져서 준비한 것이기 때문에 전문 여행사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팀원들은 '최 팀장은 우리 팀을 인솔하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다'는 신뢰감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벌써 다섯 차레나 함께 연수에 따라 나서는 사람들도 있다. 벌써 나도 세 차례 따라 나선 것이다. 그래서 최 팀장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라는 믿음들이 있는 것이다.

우리 청바지 팀 중에 몸이 불편한 은형샘 자매는 워킹 사파리에 나서지 않고 나머지 여섯 명이 워킹 사파리 가이드를 따라 나섰다. 야영지에서 모코로를 이용하여 다시 호수를 건너 워킹사파리를 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30분 정도 이동하였더니 아주 시원하게 펼쳐진 초원이 나왔다. 거기에 모코로를 정박하고 워킹 사파리에 나선 것이다. 우리를 안내하는 가이드는 그 사공들 중에서 제일 젊은 스물 다섯 살의 '브라인'이 주 강사로 나섰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사공은 그를 보조하여 우리를 안내하였다.


띠 밭에 놓인 코끼리 배설물 사방에 코끼리 똥을 많이 볼 수 잇었는데, 이것을 물에 풀어 목욕할 때 쓰기도 하고, 원숭이는 이걸 먹기도 한단다.

띠 밭에 놓인 코끼리 배설물 사방에 코끼리 똥을 많이 볼 수 잇었는데, 이것을 물에 풀어 목욕할 때 쓰기도 하고, 원숭이는 이걸 먹기도 한단다. ⓒ 김광철


워킹 사파리를 나서면서 최 팀장이 잔뜩 부풀려 놓은 것이 있어서 그런지 막상 사파리를 시작하는 곳에 도착하여 보았더니 '숲도 없는 이 넓은 들판에 뭔 동물들이 있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제주도 5.16도로에서 표선 쪽을 달리는 산업도로 주변의 풍광이 떠오르는 지역이었다.

이곳 오코방고도 겨울이어서 대부분의 풀들은 다 누렇게 말라 있었다. 제주도에서 초가 지붕을 덮는 재료로 쓰이는 '새'가 그 넓은 평원을 다 덮고 있었다. 이 '새'라는 벼과 식물을 다른 이름으로는 '띠'라고도 한다. 이 '새'를 '브라인'은 '와일들 커트 글라스'라고 부르면서 이곳에서도 지붕을 덮을 때 이용한다고 한다. 솜털 같은 꽃이 핀다고 소개하기도 하였다. 자연을 이용하는 것은 이곳 아프리카 사람들이나 한국 사람들이 별 차이가 없다. 주변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생활에 활용하다는 것은 차이가 없는 것이다.

제주가 고향인 나는 어릴 적에 그 새의 꽃이 올라와 하얗게 피기 직전에 많이 뽑아 먹었다. 달달한 맛 때문에 간식이 귀했던 시절에 아이들은 봄의 산과 들로 나가면 지천에 널려있는 이 새의 꽃대 '삥이'(제주 방언)를 많이 뽑아 먹었다. 도감 등에는 '삐리'라고 소개되기도 한다. 어른이 되어 서울에서 살면서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과 어릴 적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같은 경험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명감 나무 순인 '맹기'(제주 방언), 찔레나무 순 '얼루레비'(제주 방언) 등을 따 먹던 시절의 추억이 되살아 난다. 이 새(띠)라는 벼과 식물은 일본이나 중국, 인도, 유럽 등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안 만나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흔한 식물인 모양이다. 그런데 이곳 남부 아프리카의 오코방코 델타 평원에서 이렇게 많이 만나다니? 세상은 넓은 것 같으면서도 좁은 것이다. 우리 청바지팀은 이 새가 잔뜩 뒤덮인 초원을 걸으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계속 들었다.

야자와 코끼리, 그리고 진기한 식물들

새가 뒤덮고 있는 초원에는 군데 군데 고사목들이 서 있거나 쓰러져 있고, 드문 드문 큰 나무들도 보이고 가시덤불 숲도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제일 많이 보이는 것은 역시 이곳에서도 '팜 트리'라고 불리는 아프리카의 야자나무들이었다. 야자나무는 큰 것들도 가끔 보이지만 대부분 이제 자라고 있는 어린 것들이었다. 첫째 날 오후는 '브라인'이 주 강사였지만 둘째 날 오전에 나선 워킹사파리의 가이드는 다른 사공이 나섰다. 그들의 설명은 비슷했지만 다른 부분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말했다.

하마의 두개골 초원의 이곳, 저곳에는 이와 같이 코끼리, 하마 등 각종 동물들의 뼈들이 널려 있었다.

하마의 두개골 초원의 이곳, 저곳에는 이와 같이 코끼리, 하마 등 각종 동물들의 뼈들이 널려 있었다. ⓒ 김광철


"팜 트리는 잎을 말려서 여러가지 색으로 염색하여 바구니를 만들기도 하고, 잎으로는 지붕을 덮기도 한다. 줄기는 집을 지을 때 목재로도 사용하고, 씨앗으로는 팔찌를 만들기도 한다."

"코까리는 이 팜 트리를 참 좋아한다. 그 뿌리가 달착지근하여 뿌리를 즐겨 캐 먹고, 큰 나무들은 머리로 받아서 열매를 떨어뜨려 주워 먹는다."

커다란 야자나무가 있고, 주변에 어린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에는 흙이 파이고 풀이 없는 공간을 가리키며 "이곳에서 코끼리들이 먹이를 먹고 누워서 쉬기도 하고 뒹글기도 하며 진드기 등을 떨기도 하는 공간이다." 그러고 보니 이곳 아프리카에서는 야자나무가 사람들과 코끼리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는 식물인 것이다. 둘째 날 탐방 때 가이드는 말을 이었다. 

"이렇게 야자 뿌리나 열매 등을 먹고 배설한 코끼리 똥은 원숭이(바븐)가 먹기도 하고, 불을 피워 모깃불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목욕을 할 때 물에 섞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코끼리 똥은 각종 풀과 열매를 먹고 배설을 해 놓았지만 완전히 소화가 다 되지 않은 셀룰로오스이기 때문에 섬유질이 많아서 모깃불로 이용된다는 얘기를 듣고, 한국에서도 땔감이 귀한 제주의 우도 등에서는 소똥이나 말똥을 말려 땔감으로 사용하거나 굴묵(옛날 제주의 온돌)을 땔 때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우리가 자연을 잘 이용하면 똥이나 오줌도 이렇게 땔감이나 거름으로 다 이용하여 버릴 것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합성수지를 개발하여 이용하면서 쓰레기가 양산되어 요즘 자연 생태 순환 구도가 깨지는 것이 아쉽다. 막상 코끼리에 대한 설명은 많이 들었지만 진작 코끼리의 모습은 볼 수 없었고 돌아오는 길에 호수가 뚝방 위를 걷는 코끼리를 볼 수는 있었다.  

다 말라있는 풀들이 뒤덮인 초원이지만 그 곳에도 더 낮은 지역에는 약간의 물들도 고여있고, 푸른 풀들도 보인다. 가이드는 '그린 글래스'라고 하면서 코끼리나 임팔라 영양, 쿠두, 얼룩말 등 이곳에 야생하는 많은 동물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면 이들 동물들의 시체를 찾아 다니는 하이애나도 초원을 누비기도 한단다.

칼라하라 브시 애플 방울토마투 크기의 노란 열매가 탐스럽게 생겼지만 독성이 심하여 사람이 동물이 먹게 되면 큰일이 난다고 한다.

칼라하라 브시 애플 방울토마투 크기의 노란 열매가 탐스럽게 생겼지만 독성이 심하여 사람이 동물이 먹게 되면 큰일이 난다고 한다. ⓒ 김광철


열매가 방울토마토의 크기로 노랗게 덤불 속에서 익어있는 '칼라하리 브시 애플'이라는 탐스런 열매가 눈에 띄었는데, 그 열매에는 독이 많이 들어 있어서 동물이나 사람이 먹으면 큰일이 날 수 있다는 얘기도 하였다. '발리아'라는 식충식물(카펱시스)도 보이고, '와일드 빈'이라는 결명자와 비슷하게 생긴 야생콩도 많이 보였다. 이것은 위장병에 좋아서 이곳 사람들이 많이 달여서 먹는다고 한다.

화이트 해드 플란드 꽃 이름이 의미하는 것과 같이 겨울에 줄기 위헤 하얀 꽃이 피어 있는 식물인 '화이트 해드 플란드'도 심심지 않게 보였다.

화이트 해드 플란드 꽃 이름이 의미하는 것과 같이 겨울에 줄기 위헤 하얀 꽃이 피어 있는 식물인 '화이트 해드 플란드'도 심심지 않게 보였다. ⓒ 김광철


와일드 세일즈 모기 기피제로 사용한다는 국화과 식물인 '와일드 세잊'가 말라 있는 모습들오 눈에 많이 들어왔다.

와일드 세일즈 모기 기피제로 사용한다는 국화과 식물인 '와일드 세잊'가 말라 있는 모습들오 눈에 많이 들어왔다. ⓒ 김광철


가이드가 또 안내를 한다. 우리나라에서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전국 어디에서나 풀밭이나 물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쑥부쟁이와 같이 생긴 국화과 식물을 지목했다. 모기 기피제로 쓰이는 '와일드 세이즈'라고 한다. 겨울이라 말라버린 줄기와 꽃대, 꽃대 위에는 아직 떨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말라버린 꽃들도 매달려 있었다. 그걸 꺽더니 냄새를 맡아 보란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기 기피제와 같은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사람들이 각종 약재를 만들 때, 전 세계 각 지역에서 사용하는 약초들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모기 기피제도 결국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이용했던 이런 식물들에서 그 향을 추출해서 사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걸으면서 하얀 꽃이 피어있는 '화이트 해드 플란트'를 볼 수도 있었고, 줄기를 자르면 하얀 즙이 나온다는 '밀크 위크'는 끓여 마시면 위장에 좋다는 풀도 보았다.

개미집 높이가 3~4m 정도 되는 개미집이다. 오코방고 델타 곳곳에는 이런 크고 작은 개미집들이 널려있다.

개미집 높이가 3~4m 정도 되는 개미집이다. 오코방고 델타 곳곳에는 이런 크고 작은 개미집들이 널려있다. ⓒ 김광철


이곳 초원에는 잎이 마치 나비의 날개 모양을 하고 있는 나무가 보여 가이들에게 물어보았다. '모파네 트리(mophane tree)'라고 하였다. 고사목들 중에는 이 나무가 많았다. 이곳 초원에는 개미집들도 군데군데에서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어떤 개미집은 바로 이 '모파네 드리' 나무 밑에 지어져 있었다. 둘쩨 날 오전 우릴 안내한 가이드는 거 나무 위에 올라가 누워 자기가 '부시 맨'이라고 하여 우리 탐방객들을 웃기기도 하였다. 

클로톤 메갈로프트리 나무도 보이고 우리가 델타 탐사에 나서는 호숫가에는 키가 큰 '매갈로프드리'도 서있고, 하와이무궁화 꽃도 피어 있고, 이곳이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표시판도 있다.

클로톤 메갈로프트리 나무도 보이고 우리가 델타 탐사에 나서는 호숫가에는 키가 큰 '매갈로프드리'도 서있고, 하와이무궁화 꽃도 피어 있고, 이곳이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표시판도 있다. ⓒ 김광철


그런가 하면 처음 이곳 오코방고 델타의 호수 여행을 시작하는 곳에 있는 커다란 나무, 이 나무는 이곳 남부 아프리카를 여행을 하면서 많이 보였다. 그 나무가 이곳 초원에는 어린 것들도 있고 고사목도 보였는데, 가이드에게 이 나무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식물도감을 보여주면서 '크로톤 메갈로보트리(Croton Megalobotrys)'로 영명은 '라지휘버베리'라고 하고 토속명은 '모트세비'라고 하여, 나무가 30~50m 정도 크게 자라기 때문에 그 줄기는 베어서 '모코로'를 만드는데 쓰인다고 하였다. 이곳 오코방고 텔타 지역은 그래도 기온이 우리나라보다는 높아서 그런지 온대나 냉대지역에 잘 자라는 소나무 등의 침엽수는 볼 수 없었다.

멀리 보이는 임팔리 영양 떼 워킹 사파리를 다니는 탐방객들 때문에 포유동물들은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멀리 보이는 임팔리 영양 떼 워킹 사파리를 다니는 탐방객들 때문에 포유동물들은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 김광철


개미집이 있는 곳에서 가이드가 저 멀리 언덕 밑에 있는 들판을 살펴보라는 것이다. 쌍안경을 들고 한 500 여 미터 떨어진 곳에는 얼룩말 대여섯 마리와 임팔라 등이 풀을 뜯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워낙 멀어서 자세히는 볼 수 없었지만 초베국립공원 사라리 투어에서 많이 보았기 때문에 나는 물론 우리 청바지 멤버들은 크게 신기하게 관찰하려 들지도 않았다.

포유동물들은 잘 볼 수 없었지만 그들의 흔적으로 유추해 보는 워킹 사파리

가까운 거리에선 네 발 달린 포유동물들은 거의 보이질 않았다. 이렇게 사람들이 사파리를 한다고 하면서 들락거리니 가까이 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도 볼 수 있는 것들은 많은 종류의 새들이었다. '해미코프'라는 새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보는 까치 정도의 크기의 새였다. 그런가 하면 물가 쪽에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황로나 쇠백로로 보이는 백로들이 보였다.

새들은 가만히 앉아있질 않기 때문에 사진으로 찍는 것은 쉽지를 않았다. '콩콩' 소리를 내며 나는 새들이 보였는데, 이를 '라퓨(블로바)'라고 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이곳에서만 서식한다는 '워터안티로프'라는 새를 가리키기도 하였다. 가끔은 수리 종류의 맹금류들이 나무에 앉아 있는 것도 보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이름을 잘 알 수 없는 많은 새들은 탐방객들이 오거나 말거나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에서는 날아갈 수 있어서 그런지 사람 주변에도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동물들의 흔적들 새들과 각종 포유동물들의 발자국, 임팔라와 같은 초식동물들의 똥이 이들의 흔적으로 다가왔다.

동물들의 흔적들 새들과 각종 포유동물들의 발자국, 임팔라와 같은 초식동물들의 똥이 이들의 흔적으로 다가왔다. ⓒ 김광철


퍼큐파인 등이 파 놓은 땅굴 땅속에 있는 개미를 잡아먹거나 은신처를 마련하기 위하여 이곳 동물들도 굴을 파는 녀석들이 많았다.

퍼큐파인 등이 파 놓은 땅굴 땅속에 있는 개미를 잡아먹거나 은신처를 마련하기 위하여 이곳 동물들도 굴을 파는 녀석들이 많았다. ⓒ 김광철


이런 설명을 들으면서 걷는데, 굴을 파서 땅속의 흙들을 밖으로 뽑아놓은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었다. 이는 '퍼큐파인'이라는 굴 파서 생활하는 동물의 흔적이라 했다. 그러면서 아드바크(땅돼지)는땅을 파고 들어가서 땅속의 개미들을 잡아먹다 나온다는 얘기도 들려 주었다.

풀이 없이 흙만 드러나 있는 곳에는 각종 포유동물과 새들이 지나갔던 발자국 흔적들을 볼 수도 있고 팀방객들을 위해 특별히 하마의 머리뼈라든가, 코끼리의 머리뼈, 죽은 버팔로를 하이에나가 뜯어먹다 남은 뼈 등도 보면서 지나갔다. 한국에서는 고라니나 산토끼 등 초식동물들이 싸놓은 흔적인 구슬 형태의 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형태로 워킹사파리를 나온 탐방객들을 맞이하고 있어 포유동물들을 많이 만날 수 없는 실망감을 그나마 보상해 주고 있었다.

수련의 뭀속 줄기 둘째 날 워킹 사파리 때 가이드는 몰속에 자라고 있는 수련의 뿌리와 줄기를 뽑아올려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수련의 뭀속 줄기 둘째 날 워킹 사파리 때 가이드는 몰속에 자라고 있는 수련의 뿌리와 줄기를 뽑아올려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 김광철


둘째 날 오전 워킹 사파리를 마치기 직전 가이드는 호수에 자라는 수련의 뿌리줄기를 캐어서 보여주었다. 자동차 바귀에 있는 커다란 용수철처럼 둘둘 말려 있었다. 그 긾은 호수에 뿌리를 박고 살려고 하니 자연스럽게 물속 줄기의 길이가 그렇게 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틀에 걸쳐 오코방고 델타에서의 워킹 사파리를 마칠 수 있었다. 초베국립공원과 초베강 사파리를 통하여 많은 포유동물들을 만났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크지는 않았다. 오히려 동물들의 흔적과 남부 아프리카의 오코방고 델타의 식물들 중심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좋았다.

한국에 있을 때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초록교육연대' 등 생태, 환경교육 운동을 하면서 식물이라든가 새, 곤충, 갯벌, 민물고기, 동물 등을 탐사할 기회를 많이 가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오히려 내가 이번 오코방고 델타에서의 생태 탐사가 더 흥미를 끌었다.

오코방고의 생태 도감 너덜너덜 낡아 떨어진 도감을 야영지에 두고 공부를 하면서 가르치려는 아프리카 청년들의 모습이 진지하게 다가왔다.

오코방고의 생태 도감 너덜너덜 낡아 떨어진 도감을 야영지에 두고 공부를 하면서 가르치려는 아프리카 청년들의 모습이 진지하게 다가왔다. ⓒ 김광철


다만 생소한 곳에 와서 언어 소통도 잘 안 되는 상태에서 현지 가이드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탐사를 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현지 가이드들의 생태에 관한 지식 수준 등이 우리가 기대한 것 만큼 높은 것도 아니고, 그들도 전문적인 공부를 한 사람들도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동식물에 대한 도감을 들고 다니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안내를 하려는 그들의 정성어린 모습에서 오히려 아름다움을 엿볼 수가 있었다.

첫째 날 워킹 사파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그림자는 길게 늘어서 있는 풍경을 보았다. 스물 다섯 살 청년의 미래 계획을 들으며 떼묻지 않은 이곳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자세, 가식없는 태도가 내 마음이 따스하게 다가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워킹사파리 #오코방고 #동물들의 흔적 #기이한 식물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