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인권활동가 서창호씨가 자신이 부상을 당한 자리에 휠체어를 타고 앉아 있다. 서 씨는 지난 7일 경북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배치반대 집회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하던 중 집회 참가자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다리를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었다.
이희훈
서창호씨가 승용차 보닛 위로 철퍼덕 넘어졌다. 창호씨 위로 경찰 여러 명이 다른 경찰에 의해 밀려 넘어졌다. 경찰에 깔린 창호씨가 "사람 죽는다"라고 소리쳤지만, 몇 분 동안 다들 꼼짝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그렇게 9월 7일 경북 성주 소성리의 새벽이 지나갔다. 경찰 수천여 명은 "사드 반대"를 외치며 마을 길목을 막은 주민과 전국에서 온 시민들을 끌어냈다. 창호씨가 이끌던 인권침해감시단은 이날만큼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창호씨는 사드가 배치되고 날이 밝자, 대구로 떠났다. 할 일이 많은 날이었다. 어둠이 내린 뒤 집에 닿았다. 늦은 밤 무릎에 엄청난 통증이 몰려왔다.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고, 심지어는 침대에 누운 채 소변을 봐야 했다.
결국 이튿날 오전 119 구급차로 병원에 옮겨졌다. 십자인대 부분 파열이었다. 7주 진단이 나왔다. 최소 일주일은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환자복을 입은 채 다시 인권활동과 회의를 위해 몰래 병원을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지난 20일 대구에서 창호씨를 만났다. 그는 집 앞 카페에서 다리에 깁스를 대고 휠체어에 앉은 채, 기자회견문을 다듬고 있었다. 소성리로 향하는 차 안에서, 그의 얘기를 듣다가 의문이 들었다. 그는 왜 쉴 수 없는 걸까. 도대체 그에게 인권이 뭐기에, 밥을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그는 슈퍼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