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4월 1일 경남 창원시에 열린 특강에 참석한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오른쪽)와 서청원 의원 모습.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무사히 '친박 청산'을 끝낼 수 있을까. 당 안팎에서 고개를 가로젓는 분석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칼을 빼든 홍 대표가 도리어 역풍을 맞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홍 대표를 공격하는 진영과, 이를 방어하는 진영으로 양분되고 있다. 그 사이 '보수대통합'이라는 대명제도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우택 "녹취록 사실이라면..."
역풍은 20일 서청원 의원이 윤리위원회의 출당 결정 이후 홍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꺼내들면서 시작됐다. 홍 대표가 성완종 재판 당시 주요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할 것을 자신에게 요청하는 통화 녹취록이 있다는 폭로였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까지 23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녹취록의 존재를 재확인시키며 논란을 키웠다(관련 기사 :
"홍준표가 서청원에 '진술번복 부탁' 통화기록 확보").
당은 결국 출당 마지막 절차인 의원 총회가 열리기 전에 홍 대표의 결정을 지지하는 '친홍'과 그 반대 진영인 '비홍'으로 나뉜 상태다.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출당이 이뤄지는 만큼 어느 쪽이든 표 결집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당 최고위원이기도 한 김태흠 의원은 이미 윤리위 결정을 앞두고 '강력 반대'를 시사했다.
원내 사령탑인 정우택 원내대표 또한 비홍 진영에 힘을 실었다. 홍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갑자기 내쫓 듯이 나갈 때는 당연히 반발이 있게 된다"면서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당이 나아갈 모습을 꾸준히 설명하면서 용단을 내려주십사 과정을 겪어 가는 것이 지도력이고 정치력이다"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가 너무 빠르고 급작스럽게 친박 청산의 칼을 휘둘렀다는 비판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언급하며 홍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다시 한 번 건드리기도 했다. 그는 "만약 녹취록이 공개된다면 누군가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서 "지금 대법원에 홍 대표에 대한 재판이 아직 남아있는데 (녹취록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당 차원의 진상 파악을 넘어서는 다른 방향으로 넘어 간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통합파 "녹취록은 통합 여부와 상관 없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