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거짓말" 마주 선 홍준표-서청원, 사라진 보수대통합

세 대결로 번지는 서청원·최경환 출당 사태... 한국당 의총 앞두고 충돌 조짐

등록 2017.10.24 11:57수정 2017.10.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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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4월 1일 경남 창원시에 열린 특강에 참석한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오른쪽)와 서청원 의원 모습.
지난 2014년 4월 1일 경남 창원시에 열린 특강에 참석한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오른쪽)와 서청원 의원 모습.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무사히 '친박 청산'을 끝낼 수 있을까. 당 안팎에서 고개를 가로젓는 분석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칼을 빼든 홍 대표가 도리어 역풍을 맞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홍 대표를 공격하는 진영과, 이를 방어하는 진영으로 양분되고 있다. 그 사이 '보수대통합'이라는 대명제도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우택 "녹취록 사실이라면..."

역풍은 20일 서청원 의원이 윤리위원회의 출당 결정 이후 홍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꺼내들면서 시작됐다. 홍 대표가 성완종 재판 당시 주요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할 것을 자신에게 요청하는 통화 녹취록이 있다는 폭로였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까지 23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녹취록의 존재를 재확인시키며 논란을 키웠다(관련 기사 : "홍준표가 서청원에 '진술번복 부탁' 통화기록 확보").    

당은 결국 출당 마지막 절차인 의원 총회가 열리기 전에 홍 대표의 결정을 지지하는 '친홍'과 그 반대 진영인 '비홍'으로 나뉜 상태다. 재적 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출당이 이뤄지는 만큼 어느 쪽이든 표 결집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당 최고위원이기도 한 김태흠 의원은 이미 윤리위 결정을 앞두고 '강력 반대'를 시사했다.

원내 사령탑인 정우택 원내대표 또한 비홍 진영에 힘을 실었다. 홍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해 "갑자기 내쫓 듯이 나갈 때는 당연히 반발이 있게 된다"면서 "서청원·최경환 의원에게 당이 나아갈 모습을 꾸준히 설명하면서 용단을 내려주십사 과정을 겪어 가는 것이 지도력이고 정치력이다"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가 너무 빠르고 급작스럽게 친박 청산의 칼을 휘둘렀다는 비판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언급하며 홍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다시 한 번 건드리기도 했다. 그는 "만약 녹취록이 공개된다면 누군가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서 "지금 대법원에 홍 대표에 대한 재판이 아직 남아있는데 (녹취록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당 차원의 진상 파악을 넘어서는 다른 방향으로 넘어 간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통합파 "녹취록은 통합 여부와 상관 없는 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입술을 깨물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입술을 깨물고 있다.남소연

반대로, 홍 대표에 힘을 싣기 위한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대체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목소리를 높이는 인사들이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같은 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윤리위 결정에 반발하는 진영의 모습을 "전 대통령과 실세 몇 사람들이 기득권을 놓지 못하는 구태 정치의 몸부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한 "당 개혁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못한다면 우리가 정치 기본을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바른정당을 이탈해 한국당 행을 도모하고 있는 일부 인사들이 '조기 탈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조기 탈당을 말한) 그런 분과 대화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국민의당까지 바른정당 자강파에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부분통합이라도 빨리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바른정당의 한 한국당 통합파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 통합이 대의명분일 뿐, (다른 문제로) 아웅다웅할 필요는 없다"면서 "(녹취록 존재 여부 또한) 통합 여부와는 관계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새누리당의 잘못된 정치 행태가 문제가 되어 분당한 것이지, 이념이 달라 분당한 것은 아니"라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은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정우택 #바른정당 #보수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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