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장이란 직위가 갖는 '배타적 권위와 강요된 복종'을 알지 못하는 호주의 교장은 오늘도 학교를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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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교에서 교장이 형식적으로 메우던 자리를 이곳은 학생과 담당 교사, 심지어는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실질적으로 채운다.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전 학년 아침 조회는 학생회장단이, 도서 주간 행사는 담당 사서와 학생이, 체육대회는 체육교사가, 부모들은 <학교에서 캠핑하는 밤>을 주관한다. 다양하고 넘쳐나는 행사에서 교장을 찾는 일은 마치 '월리를 찾아라'의 월리를 찾는 격이다.
한국의 교장이란 직위가 갖는 '배타적 권위와 강요된 복종'을 알지 못하는 호주의 교장은 오늘도 학교를 누빈다. 놀이 공간의 안전을 챙기고, 등교길에 부모와 아이들을 반기고, 안전하게 귀가 했는지를 확인하고, 학생들과 직접 대화하고 학부모의 민원을 해결한다. 매주마다 발간되는 학교 소식지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직접 보고하는 것도 교장의 몫이다.
한국에서 교사로 재직 시절, 콘크리트처럼 강한 위계질서와 관료제가 무너지면 학교 자체가 붕괴되는 줄 알았다. 학교의 구성원을 교장, 교감, 부장, 평교사, 기간제교사, 시간강사 등으로 계급을 세분화하여 호명하지 않으면 하극상이 일어나 무법지대가 될 것만 같았다. 특히 상급자에게 말을 트고 섞는 일은 살얼음 판 위를 걷듯 조마조마했었다.
호주에서 학부모 노릇을 하며 그 시절 질식할 것만 같던 무거운 공기의 실체를 어렴풋이 느낀다. 한국에서 '교장선생님' 이란 극존칭의 호명을 수없이 입에 달고 살았어도 생기지 않던 신뢰와 존중이 멜버른의 교장에게 '수' 하며 이름을 부르는 순간, 이미 신뢰와 존중을 넘어 애정이 묻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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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교장이 뭐야?" 한국과는 너무 다른 호주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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