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 나왔다가 시사타파 TV에 출연한 김가진 씨.
시사타파 TV 캡쳐
"청소년 참정권, 모두가 평등한 사회 보장돼야"박장식: "촛불정국이 촛불 아젠다로, 그리고 과제로 넘어가는 데에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촛불이 남긴 과제 중에서 청소년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가장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는 어떤 것이 있다고 보는지."
변지혜: "최순실 게이트가 많은 청소년들의 분노를 자아낸 이유 중 하나가 정유라의 부정입학,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봐야 돈과 빽으로 해결하는 세상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촛불 이후에도 우리은행의 채용 비리가 터졌다. 내가 이런 상황에 닥쳤을 때, 그때의 심리적 박탈감을 생각만 해도 암울하다.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가 보장되면 좋겠다."
박한진: "청소년 참정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본다. 청소년들은 충분히 생각할 수도 있고, 충분히 자기 의사를 내세울 수 있다. 그럼에도 각종 사회적 제약과 악습, 성인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자신들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은 청소년에 대한 시각과 인권의 개선일 것이고, 이것이 개선되면 청소년 참정권 보장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김가진: "최순실 게이트의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조윤선 전 장관이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3년형을 받는 것은 누가 봐도 '촛불의 민심'이 아니다."
박장식: "그럼 조금 더 좁혀서, 그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청소년 관련 공약이나 정책으로 들어간다면? 가장 빨리 해결돼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나."
변지혜: "학력, 학벌 관행 철폐 및 고졸 취업 지원을 확대한다는 정책이 가장 시급한 것 같다. 저소득층이나 지방대 출신은 안그래도 취업하기 힘든 상황에서 더 경쟁력이 낮다. 이들에게도 균등한 기회를 주고, 꼭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의무적으로 채용 비율을 갖추는 등이 내가 위에서 말한 '동등한 기회의 보장' 아닐까 생각한다."
박한진: "앞에서 이야기했듯 '촛불 청소년 인권법'의 조속한 통과를 시작으로 한 '청소년 인권 및 기본권의 확보', 그리고 '청소년 참정권 보장이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숨막히는 입시위주 교육에서 모든 학생을 위하는 방향으로 교육의 전환도 필요하며, 학교 밖 청소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 구성이 지금 시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김가진: "청소년들에게 보다 꿈과 끼를 심어주는 교육환경을 제공해줬으면 한다. 대학보다는 자신이 하고싶은 일의 전문적 교육을 우선시 하는 시설 설립도 확충돼야 한다. 또 학교폭력으로 어릴 때 받은 상처는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는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피해자는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자는 거의 처벌받지 않은 채 과거를 세탁한다. 최근 학교폭력과 관련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학교폭력에 대한 법적인 대처도 필요하다."
박장식: "그런데 요즈음 참정권 등을 이야기하면 가진씨가 앞서 말한 학교폭력 사건으로 인해 '소년법'과 이야기가 양립되는 경우가 많다. '저런 애들한테 선거권을?' 이런 식으로 말이다. 뭐... 일각에서는 이런 것도 일종의 청소년 혐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소년법과 참정권의 주제 양립에 대해서 굳이 한 번 더 파고든다면?"
박한진: "당사자인 청소년의 의견을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청소년 참정권 보장 등 청소년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년법에 대해서만 강화가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지금처럼 청소년의 기본권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 속에 소년법만을 개정하는 것은 청소년의 목에 칼 하나를 더 들이밀고 억압하는 모양새 밖에 되지 않는다."
김가진: "오히려 소년법을 개정하는 것이 청소년 인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은 청소년이 동급생에게 행하는 범죄인데,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피해자는 어디서 그 피해를 보상받나. 청소년으로서의 책임을 질 수 있는 계기가 오히려 소년법 개정이라고 본다."
변지혜: "사실 참정권을 이야기할 때는 아직 어리다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말하면서 소년법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알거 다 아는 나이다, 성인이랑 똑같이 처벌 받아야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모순적이라고 생각한다.
또 소년법 폐지, 개정에 대해서는 이것이 청소년만의 문제도 아니고, 청소년만이 결정해야 할 사안은 더더욱 아니라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만 보고 감정적으로 대립할 것이 아니라, 보다 차분하고 신중하게 모두가 이야기해봐야 할 문제 아닌가. 단순히 소년법이라는 법을 없애냐, 고치냐가 아니라 그 문제의 본질을 찾아야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