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 작 <외딴집 프로젝트 - 그 이웃>.
이보배
경남 고성 출신인 이보배 작가가 아파트 풍경을 담은 작품을 선보여 관심을 끈다. 이름하여 '일상과 예술, 삶과 예술의 접점을 모색하는 외딴집 프로젝트'다.
서울 성동구 건영아파트 일대에서 지난 17일부터 오는 11월 7일까지 '이보배 사진전'이 열린다.
이보배 작가의 '외딴집 프로젝트'는 '그 벤치', '그 이웃', '그 동네'의 3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1년의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사진전으로, 이번은 두 번째 단계다.
지난해 6월 '외딴집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로 '그 벤치'를 선보였고, 이후 작가는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사진전을 열어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이웃'은 주민 참여작(주민이 직접 찍음) 26점과 작가의 작품 171장의 사진 작품 슬라이드 영상설치, 400x160cm의 대형 사진설치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작가 이보배의 작업은 일상이 주는 소소하고 흔한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작가는 전몽각의 사진집 <윤미네 집>을 만나고부터 일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아파트 현관문 앞은 어느 집이나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다. 물통이 놓여 있기도 하고 시골에서 택배로 온 듯한 쌀포대가 놓여 있기도 한다.
아파트는 많은 사람이 살지만 공동체문화가 없으면 어느 시골 외딴집처럼 여겨진다. 작가는 아파트 집집마다 '외딴집'처럼 살지 말고 함께 살자고 작품을 통해 외치는 것 같다.
이보배 작가는 "'외딴집 프로젝트'는 이사로 인해 만나게 된 낯선 이웃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과정이다. 설레고 두려운 마음으로 2016년 6월 '그 벤치'에서 처음 인사 드렸다. 1년 동안 관찰 된 벤치의 일상 앞에 관심 있게 바라봐 주셨던 분, 먼저 다가와 말 걸어 주셨던 분, 응원해 주셨던 분, 조언해 주셨던 분, 내년 전시도 기다리시겠다는 분, 불쾌해 하셨던 분 등이 계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이웃들과 함께 일년을 보내고 낯설음과 새로움은 익숙함이 되었다"며 "인사하고 지내는 이웃들이 꽤 생겼지만, 아직은 닫힌 현관문이 편하다"고 했다.
그는 "때로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갑자기 저 현관문이 열리면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며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 문이 닫히면 편안해지지만, 각 현관문 안은 내밀한 미지의 공간이라 호기심이 생긴다"고 했다.
이보배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궁금한 그 문을 두드릴 용기보다는 먼저 열고 다가와주기를 바라는 소심함이 있다. 같은 듯 다른 문들 중 어떤 문이 열릴 것인지 기대하면서"라고 했다.
마산, 부산, 대구에서 사진전을 열기도 했던 이보배 작가는 대구예술대학교와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했고, 일상과 가족을 주제로 작업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사진분야 예술강사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