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입사해 30대 후반이 된 KTX 승무원, 아직도 투쟁 중

KTX해고자 복직 부산대책위 출범 기자회견

등록 2017.11.20 14:06수정 2017.11.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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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해고자 복직 부산대책위 출범 기자회견
KTX해고자 복직 부산대책위 출범 기자회견 이윤경

"부산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을 위해 KTX를 타고 서울에서 내려오며 유니폼 대신 투쟁 조끼를 입고 일하는 승무원을들 봤어요.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 왜 나는 같이 일하지 못할까 싶은 마음.. 여러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KTX해고자 복직 부산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승하 KTX열차승무 지부장의 말이다.

김승하 지부장은 20대에 철도청(현 철도공사)에 입사해 해고된 후 지금까지 11년 째 정리해고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11월 20일(월) 오전 10시, 부산역 선상주차장 공터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가진 부산대책위는 "KTX 해고 승무원들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권에서 희생됐기 때문에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정책 추진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이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의 적기"라고 밝혔다.

부산대책위는 "KTX 승무원의 직접고용 문제는 승무원의 생존권 보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KTX에 오르고 있는 우리 국민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KTX 승무원의 직접고용은 안전의 외주화를 멈춰 일하는 노동자와 승객 모두가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목 민주노총 부산본부 총무국장, 김승하 KTX열차승무 지부장, 이영훈 부산교구 노동사목위원장, 김분경 부산여성회 고용평등 상담실장,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 강성규 철도노조 부산본부장
김상목 민주노총 부산본부 총무국장, 김승하 KTX열차승무 지부장, 이영훈 부산교구 노동사목위원장, 김분경 부산여성회 고용평등 상담실장,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 강성규 철도노조 부산본부장 이윤경

KTX 개통을 앞둔 2003년, 철도청(현 철도공사)은 2천여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기획재정부는 500명만 승인했고 기장과 열차팀장을 제외한 인력은 모두 외주 위탁할 수밖에 없었다.

2004년 입사한 380여 명의 KTX 승무원들은 외주·비정규직화에서 오는 고용불안과 승객의 안전을 위해 직접고용을 주장하다가 2006년 5월 19일 해고되었다.


KTX 승무원 34명은 2008년 11월, 철도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보전 및 임금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2010년 8월 서울중앙지법은 KTX 여승무원들이 '철도공사 노동자'라고 판결하였고 '부당해고 이므로 철도공사는 복직 때까지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고 명시했다. 그로부터 1년뒤, 2011년 8월 서울고등법원 역시 1심과 동일한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4년 후인 2015년 2월 26일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이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복직투쟁 중이던 승무원 한 명이 3월 16일 투신해 숨졌다.


2016년 4월, 철도공사는 법원의 임금지급 가처분에 따라 지급되었던 임금을 반환하라며 '부당이득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2017년 1월, 법원은 해고기간 동안 받은 임금을 반환하라는 지급명령을 내렸다.

근로자 지위확인 및 임금지급 소송 1심 판결부터 대법원 판결 전까지 지급받은 급여는 1인당 8640만 원이다. 대법원 패소로 인해 해고 승무원들이 반환해야 할 금액은 총 35억원에 달한다. 임금을 반환하지 않을 시, 지급명령일로부터 연 15%의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한 시민이 기자회견장 옆에 붙은 펼침막을 바라보고 있다.
한 시민이 기자회견장 옆에 붙은 펼침막을 바라보고 있다. 이윤경

20대의 나이에 미래를 꿈꾸며 철도공사에 입사한 승무원들은 이제 30대 후반이 되었다.
장기간 해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심리적 불안과 건강 악화 등 그들의 삶은 말할 수 없이 피폐해졌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승무업무의 직접고용 정규직화와 복직'만이 합리적이고 유일한 해결방안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정부와 철도공사가 답해야 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가졌던 KTX 외주화 정책 질의 및 철도노조와의 정책협약에서 "철도의 최우선 가치인 안전을 위해 생명, 안과 관련된 업무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정규직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며 노사화합과 누적된 사회적 갈등의 해소 차원에서 KTX 여승무원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17년 5월 1일 문재인 당시 후보와 철도노조가 맺은 정책협약서
2017년 5월 1일 문재인 당시 후보와 철도노조가 맺은 정책협약서철도노조

#KTX해고자 #부산대책위 #민주노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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