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툰] 史(사)람 이야기 17화: 정도전-정몽주 스승님도 고양이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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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의 고양이 사랑목은 이색은 익재 이제현의 제자로 원나라에 유학하여 남송의 성리학을 고려에 전파시킨 대학자다.
아버지 가정(稼亭) 이곡은 고전문학에 자주 등장하는 그 유명한 죽부인전(竹婦人傳)과 차마설(借馬說)의 저자이다.
개천에 용이 된 아버지 이곡 덕분에 목은 이색은 대원제국의 국자감 생원이 되었고 그곳에서 깊은 학문을 연찬하여, 향시(초시)에서 장원, 회시에서 장원, 전시에서 2등을 하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는 명태조 주원장을 알현한 적이 있었는 데, 여기에 유명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태조실록 9권, 태조 5년 5월 7일 계해 2번째기사 |
천자(명태조 주원장)가 원래에 이색의 명망을 들었으므로, 인견하고 종용(從容)하게 하는 말이,
"그대가 원나라 조정에서 벼슬해 한림 학사를 했으니 응당 한어(漢語)를 알리라."
하니, 색이 당황하여 한어(漢語)로 대답하기를,
"왕이 친히 조회하려 합니다." 하였다.
황제가 그 뜻을 깨닫지 못하고 묻기를,
"무슨 말이냐?"
하매, 예부의 관원에게 전하여 주달하게 하였다.
색이 오래도록 조회하지 않았으므로 말씨가 대단히 간삽(艱澁)하니,
천자가 웃으면서 하는 말이,
"그대의 한어는 정히 나하추(納哈出)와 같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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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색은 원나라의 표준어(북경)로 말했으나, 주원장이 남방 출신이어서 이색의 중국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런 이색의 문집에 특이하게도 '고양이'에 대한 에피소드가 3번 등장하는데, 하나는 추위를 쫓기 위해 화로를 쬐이면서 고양이를 곁에 두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고양이가 자식을 낳다'라는 한시를, 세번째는 개와 고양이가 싸운 일화를 그린 '묘구투'라는 한시를 남긴 것이다.
목은시고 제27권 /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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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무서워하다.
추위가 두려워 손님을 사절해 보내고 / 畏寒麾客去
화로 곁에서 고양이와 친하노라니, / 向火與猫親
얻고 잃음이 정히 서로 절반이로다 / 得失政相半
중화의 원기를 스스로 새롭게 하네. / 中和方自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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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17권 /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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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자식을 낳다.
고양이는 가축 중에 사람과 가장 친하고 / 猫人畜也最相親
생김새 경쾌한 데다 성질도 잘 길드는데 / 質稟輕柔性又馴
갑자기 한밤중에 자는 나를 놀래 깨우고 / 忽向夜中驚我夢
자식 낳아 핥아주어 사랑을 알 만하네 / 子生便?可知仁
승냥이 호랑이는 워낙 친하기 어렵지만 / 雖然豺虎苦難親
고양이는 견마처럼 길들일 수도 있나니 / 也有門庭犬馬馴
어찌 유독 영주에만 쥐들이 많으리오 / 豈獨永州多鼠輩
탐포한 자 제거하는 게 바로 인이라네 / 驅除貪暴便爲仁
지공하면 친한 이도 피혐할 것 없거니와 / 至公無處避嫌親
악 제거하면 착한 이 길들일 수 있다네 / 去惡能敎善者馴
다만 한 고양이한테 천리가 드러났을 뿐 / 只就一猫天理白
악인 내치는 건 원래 제왕의 인이고 말고 / 放流元是帝王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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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시고 제18권 /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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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앉아서 듣자니, 고양이와 개가 막 서로 싸우려 하는 차에 하녀가 마침 그것을 보고 구해 주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말하기를 '개나 고양이가 모두 사람이 기르는 동물인데, 어찌하여 이렇게 서로 친하지 않단 말인가' 하고는 묘구투(猫狗鬪) 한 편을 읊어 얻다.
개는 서방 금화의 기운을 타고났기에 / 狗稟西方金火氣
몸이 건위에 있으니 어찌 그리 굳센고 / 身居乾位何剛毅
고양이는 범 같으면서도 몹시 연약하지만 / 猫雖如虎甚柔脆
악을 미워할 땐 고슴도치처럼 털을 세우네 / 嫉惡?毛奮如蝟
문 지켜 도둑 막아 전재를 풍부케도 하고 / 守門司盜?錢財
창고 맡아 쥐 잡아서 미곡을 보호도 해라 / 管庫捕鼠完??
공을 논하자면 한집의 난형난제이거니 / 論功一家難弟兄
상부상조의 처지에 왜 서로 불평하는고 / 相濟相須胡不平
개가 떠나면 응당 도둑이 욕심을 부릴 거고 / 狗去也盜肆其欲
고양이가 떠나면 응당 쥐가 판을 칠 터이니 / 猫去也鼠縱其情
주인은 앉았어도 불안하고 잠도 못 이루어 / 主人坐不安睡不成
혈기가 쇠해지면 어떻게 오래 살 수 있으랴 / 榮衛消耗何以延其生
개여 고양이여 어느 때나 서로 합심할런고 / 狗兮猫兮曷日能同心
백발의 목은(이색의 호) 할아비가 조용히 읊조리노라니 / 白頭牧隱方沈吟
선선한 긴 바람이 높은 숲에 불어오누나 / 長風颯颯吹高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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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말 충신 목은 이색의 초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