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달인 회원들의 모습
김예나
"정리는 비움에서 시작돼요. 하지만 비우고 버리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죠. 비싸게 주고 산 옷인데 구멍이 나면, 쓸 수는 없고 버리긴 아깝죠. 하지만 버릴 건 과감하게 버려야 삶이 단순해지고 정리가 돼요."
정리의 달인은 정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비움'으로 꼽았다. 안 입는 옷, 안 쓰는 물건이 있을 땐 망설이지 말고 버리라는 것이다. 쉽지 않은 것도 잘 안단다. 회원들도 처음 정리·수납을 배울 땐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지만 전문적으로 정리와 수납 방법을 배운 뒤에는 비우는 것도 척척, 정리도 척척이다. 이들이 말하는 비움에서 오는 정리와 수납의 비결은 무엇일까?
수납관리사 자격증 취득정리의 달인은 지난해 당진시새로일하기센터 수납관리사 직업 교육을 통해 만난 것을 인연으로 동호회가 만들어졌다. 수납관리사 직업 교육은 3개월 과정으로 이뤄지며 옷 접는 방법부터 시작해 공간활용 교육이 이뤄진다. 또 실습까지 거치면 수납관리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정리의 달인 회원 모두 수납관리사 1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며 그 중 3명은 수납정리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해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리의 달인 회원들은 재능을 가지고만 있지 않다. 봉사는 물론 수익활동까지 하고자 '정리의 달인'을 조직했다. 이들은 네이버 카페 스토리당진과 제휴를 맺고 정리·수납에 대한 수익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매달 한 차례 씩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 가정을 방문해 정리 봉사를 하고 있으며, 이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각 읍·면에 거주하고 있는 가정을 찾아 봉사에 나선다.
정리 통해 정서적 치유 회원들이 본격적으로 정리와 수납 활동에 나갈 때는 옷방과 부엌 등 구역을 나눠 체계적으로 움직인다. 발 디딜 곳조차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어지럽혀진 곳을 정리의 달인이 찾아 간 적도 있었다. 정리의 달인들 손길 속에 버리고 수납하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회원들은 "집을 깨끗이 정리해주면 의뢰인들이 정서적으로 치유를 받았다고 말한다"며 "그럴 때면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나름대로 정리를 잘 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리와 수납 방법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정리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달라졌어요. 봉사도 하지만 정리를 하면서 안 입는 옷을 아름다운 가게와 벼룩시장 등에 기부해 또 다른 보람을 느끼기도 해요."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편 이들은 정리와 수납에 대한 팁을 전했다. 가장 먼저 필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차곡차곡 보기 좋게 정리한다면 한 눈에 보기 좋고 물건을 찾기도 쉬워 필요 이상의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은지 회장은 "정리가 현명한 소비습관을 만들기도 한다"며 "정리를 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 물건을 놓고 깜빡 잊는 경우가 많아 또 그 물건을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로 수납의 필요성도 적극 강조했다. 박미숙 회원은 "보통 물건들을 눕혀서 수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세로수납의 경우 물건을 찾을 때 한 눈에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물건의 주소를 만들어줘야 해요. 그러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죠. 정리는 운동과 같아요. 내 몸에 습관이 돼야 정리도 잘할 수 있어요. 도중에 운동을 쉬면 다시 살이 찌는 것처럼, 정리도 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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