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10주년 컨퍼런스 ‘전쟁 분쟁속 여성 성폭력’
권은비
한국 '위안부' 피해 여성에서부터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까지12월 2일, 베를린에 위치한 한 강당에서 EU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10주년을 맞아 독일, 미국, 시리아, 한국, 일본, 콩고 등 다양한 국적의 연구자, 활동가들이 모여 '전쟁 분쟁속 여성 성폭력'에 대한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독일 앰네스티, 독일여성인권단체 여성의 땅(Terre des Femmes), 코리아페어반트, 베를린 일본여성협의회,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다양한 단체들이 이 컨퍼런스에 힘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길원옥 할머님과 정대협의 윤미향 대표,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가 참여하여 세계여성인권문제로서 일본 위안부 문제와 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발제하였다.
컨퍼런스 토론 자리에서 정대협의 윤미향 대표는 "10년 전 위안부 유럽의회의 결의안은 지금 읽어봐도 그 내용이 매우 훌륭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위안부 피해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은 없다"며 "다시 한 번 국제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독일 앰네스티 여성인권부문의 활동가 멜라니 비어바움은 "일본정부가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하지 않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정대협으로 시작된 일본 위안부 문제가 국제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를 물었다.
이에 윤미향 대표는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일본 정부는 비록 제대로 된 사죄를 하고 있지않음에도 처음 일본 위안부 문제를 제기했을 때, 일본의 변호사들과 자원활동가, 연구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활발한 활동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지금도 그분들에 대한 일본국민들의 멸시가 아닌 지지가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나영 교수는 '미군 기지촌 피해여성들의 문제'와 '일본 위안부'간의 유사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아직 현재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기지촌문제를 미군 위안부로 규정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미군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반미 운동이라고 치부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며 "미군 위안부 문제 또한 일본 위안부 문제만큼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나영 교수는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의 시작은 바로 정대협으로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위안부 할머님들과 불과 4, 5명의 실무자들이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며 "미군 위안부 문제 역시 2014년을 시작으로 기지촌 피해여성들과 시민단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중심으로 한국정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