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미술행동2017년 3월 11일은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이 있었고 제19차 박근혜퇴진 비상국민행동 집회가 진행되었다. 광화문미술행동은 여기에 맞춰 <미술행동 제 12차 "Over the Wall"> 행사에 두 개의 슬로건으로 설치미술을 선보였다. 하나는 <"촛불광장 Project -촛불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로, 또 하나는 <"헌법 제1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게 나라다!!">란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정덕수
1차부터 4차에 이르는 <차벽공략 프로젝트>가 있었고, 경찰의 차벽이 광장에서 멀어진 시점부터 시작된 총 6차례 동안 진행된 <차벽 넘어 광장으로 프로젝트>와 5차례에 이르는 <촛불광장 프로젝트>까지 촛불시민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미술세계를 펼쳐보였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광화문미술행동의 참여작가로 활동했다. 여수에서 작품을 싣고 오가다 차에서 쪽잠을 자면서 끝까지 많은 작품으로 광장을 채우셨던 최병수 조각가도 있었다. 그리고 진천과 안성에서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달려오시곤 했던 김준곤 화백과 류연복 화백도 토요일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활동들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토요일 아침이면 가장 먼저 아침식사를 마치고 금요일 오후에 인사동 나무화랑의 김진하 대표의 디자인으로 완성되어 도착한 대형걸개그림들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당연히 항상 평소와는 다르게 하루 일정이 진행되었다. 광장 중심에 설치된 대형걸개그림들을 철수까지 마치고 늦은 저녁식사를 해야 되었지만, 촛불시민들이 광장으로 모이는 시점과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함께한다는 보람이 있었다.
어떤 일에나 양면성이란 건 존재한다.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다름을 틀림으로 주장하면 난감해진다. 광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촛불이 밝혀지는 이유는 분명했다. 박근혜 정권의 소통의 부재뿐만 아니라, 무능함을 감추려는 부도덕함과 대한민국의 주체인 국민을 기망한 세력을 물러나게 만들고자 함이다.
그러나 이 모습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이 잘했다고는 생각 안 한다. 하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제 이 정도로 했으면 됐다"는 주장 정도는 애교로 봐 준다 해도, "국가안보가 위중한 시기에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세력은 북한의 지령으로 움직이는 좌파들의 선동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용인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험으로 몰아넣는 세력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국민들이 아니라, 태극기를 흔들며 <북한의 공작>이나 <친북좌파세력> 등의 지극히 위험한 사상검증방식의 용어들을 외치는 그들이라 확신한다.
2017년 3월 20일 오후 1시 치른 광장차일마을의 해단식 뒤로도 근 1달을 더 광장에서 봄볕에 꽃들이 피고 나무에 새순이 나오는 걸 봤다. 단풍 곱게 광장에 날리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된 노숙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마쳤다.아직 그 누구도 이 세상이 온전히 제 모양을 찾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올바르게 민주주의가 정착되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완벽한 법치주의도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 이 사회가 공명정대하게 잘 맞물려 움직여진다고는 더더욱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 명품조차도 식상하여 언제 새로운 상품이 나오느냐고 할 때 여전히 서민은 하루살이가 팍팍하다. 권력의 중심부를 기웃거리며 엄청난 부를 축적한 자들이 법의 온갖 틈새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갈 때, 그 법에 의해 시련을 겪은 누군가는 여전히 세상의 눈 밖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기에 불쌈꾼들이 광장에서 외친다. 여전히 고공에 올라 차디찬 새벽을 가르며 외치고 있다.
이만큼이나마 대한민국 사회가 변모할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이 바로 백기완 선생과 같으신 참어른이 계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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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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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불쌈꾼 백기완 선생과 함께 한 16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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