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품고 온 류여해 "문 열어라, 내가 서열 몇 위인지 아냐"

[현장] 최고위 입장 못하자 항의... 친박 김태흠 "이 당은 죽었다"

등록 2017.12.22 10:19수정 2017.12.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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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 혼자 오는게 두려워 인형과 함께 왔다" 당협위원장직 박탈을 권고받은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감사결과 의결 관련 비공개 최고위원회에 참석하려다가 제지당하자, “당무감사 절차 평가 기준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부당함을 토로하고 있다. ⓒ 유성호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 왜 그러세요.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사무총장이 저한테 함부로 하지 마시죠!

홍문표 : ...

류여해 : 최고위원 방 빼라고 한 사람 누굽니까. 날 왜 안 불렀는지 물어보겠습니다. (당직자들이 문 가로막자) 내가 지금 당 서열 몇 위인지 아세요!

22일 아침부터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가 들썩였다.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거부당한 류여해 최고위원이 회의 장소로 진격하며 벌어진 아수라장이었다.

이날 최고위는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의결과 조직강화 특위 구성을 위해 비공개 회의를 소집했지만, 류 최고위원을 따로 부르지 않았다. 당무감사 결과 탈락 당사자인 류 최고위원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류 최고위원은 "참석 못할 사유를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회의 장소인 당 대표실 문을 열어 제쳤다. 법적 대리인을 자처한 정준길 전 한국당 대변인과 함께였다. 홍문표 사무총장과 당직자들이 둘러서 입장을 가로 막자 류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은 당 대표의 장이 아니다"라고 소리쳤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이 아이와 같이 온 이유는. 전 혼자이기 때문이다."



류 최고위원은 결국 회의장소 밖인 엘리베이터 복도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인 산타 복장의 '라이언' 인형을 손에 들고 "혼자 오는 것이 두려워 울보가 인형과 함께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고위의 이러한 행태는) 최고 존엄이 있는 공산당과 다를 바 없다"면서 "세세한 소명절차 없이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 결과를 (비공개 최고위에서) 급하게 처리한다면 정의롭지 못한 결정이다"라고 맹비난했다.

홍준표 '친홍 굳히기'에 김태흠 "이 당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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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당무감사결과 의결 관련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그는 조직강화특위 구성 또한 '홍준표 사당화' 전조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류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사람들로)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한다면 당이 무너지는 지름길이다"라면서 "(당원들의 협의 없이) 결정된 (이날 회의) 모든 사항은 무효라고 선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란은 회의장 안에서도 벌어졌다. 조직강화특위 구성으로 인한 계파 갈등이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류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을 이어가는 도중 김태흠 최고위원은 고성을 지르며 밖으로 나왔다. 김 의원은 왜 역정을 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당은 죽었다. 완전히 홍준표 사당화를 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조직강화특위 때문이다"라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새로 구성될 조강특위가 당무감사로 정리된 62개지역구의 당협위원장 선임권을 쥐고 있는 만큼, 이날 회의에서 결정될 특위 구성은 내년 지방선거의 바로미터라고 볼 수 있다. 결과는 '친홍 굳히기'였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회의 직후 브리핑한 바에 따르면, 친홍계 인사로 분류되는 류석춘 혁신위원장과 홍문표 사무총장의 이름이 조강특위 명단에 올랐다. 이에 김태흠 최고위원이 당내 인사를 추가 인선하자고 주장했고, 타협이 이뤄지지 앉자 자리를 박차고 떠난 것.

한편, 류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성완종 리스트 사건'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홍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류 최고위원은 "뭐가 그리 급해 아침부터 회의를 하느냐"라면서 "(당무감사) 이의신청 검토는 홍 대표가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가 확정되고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 확정된 후 처리돼야한다"고 주장했다.
#류여해 #홍준표 #김태흠 #장제원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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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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