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보, 합천보가 열리자 시원하게 나타난 모래톱. 낙동강의 기분 좋은 변화가 시작된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회천에서는 그간 물에 잠겼던 모래톱이 드러나면서 빠르게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돼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 모습은 지난 9년 간 낙동강을 돌아다니면서 본 가장 유쾌한 모습들 중 하나였습니다. 강은 이렇게 흐르기만 하면 스스로 복원해갈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자연의 놀라운 복원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낙동강 하류에서는 이런 놀라운 변화가 목격되고 있지만, 중상류에서는 아직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아니 하류에서 보았던 그런 기분 좋은 변화와는 달리 우울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중상류의 흐르지 않는 강은 꽁꽁 얼었다흐르지 않는 강이 꽁꽁 얼어버리는 모습으로 말이지요. 철새도래지로 유명했던 해평습지는 지금 칠곡보로 물이 갇혀 이른바 '해평 호수'가 되었고, 흐르지 않는 해평 호수는 조금의 추위가 와도 꽁꽁 얼어버리게 됩니다.
해평습지가 꽁꽁 얼어버리자 추운 겨울 월동을 위해 그곳을 찾았던 철새들은 꽁꽁 언 강의 얼음 위에서 위태로운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난 23일 낙동강 철새 모니터링에서 확인했습니다. 얼음 위의 휴식이라 얼마나 추울까요? 4대강사업 전에는 마른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던 녀석들입니다. 모래톱이 깡그리 사라진 해평습지에서 그들이 쉬어갈 곳이라고는 꽁꽁 언 얼음 위 밖에는 없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