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참여사회
그런데 요즘은 강원도마저 최상의 경영으로 운영을 해도 스피드스케이팅, 강릉하키 센터, 슬라이딩 센터, 스키점프경기장에서만 연간 58억 원 가량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분석 자료를 내놓는다. 강원도와 강원도 지역구 국회의원, 조직위원회가 국민을 향해 더치페이하자고 내민 계산서다.
여론조사에서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낮아지는 '올림픽 직접 관람 문항' 결과와 저조한 입장권 판매율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는 모양새다. 그러니까 지난 12월 21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제5차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국민 여론조사 결과'에서 직접 참가 의향이 고작 5.2%로 나타났고, 정부와 관주도로 거의 강매 수준에 가까운 단체 구입에 이제야 입장권 판매율이 60%를 넘는 실정이다.
올림픽 성공적 개최가 새 정부 핵심과제가 된 상황에서 강원도청과 강원도 지역구 국회의원,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성공은 국민적 관심과 성원에 달렸다는 말을 강조한다. 올림픽에서 일어난 문제를 국민에게 책임전가를 하여 올림픽 사후관리의 모든 비용을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충당시키려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노린 수작이다. 올림픽 개최에 혈세를 14조 원이나 사용했음에도 말이다.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4년 3월 '국민체육진흥법' 36조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시설관리를 '올림픽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해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관리하자는 게 골자다. 체육학계에서도 여기에 동조하여 논리를 생산한다. 관동대학교 체육정책 전공 교수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G-1년 기념 국회 토론회에서 사후활용 방안으로 평창올림픽 시설의 관리 주체를 강원도가 아닌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지목하면서 올림픽 관련 법 개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나아가 올림픽 폐막 후 경빙사업과 스포츠토토 사업를 포함시켜 수익금으로 평창올림픽 사후 관리 운영비로 활용할 것을 주장한다.
그 결과 경빙사업에 눈독, 돈독이 오른 곳이 등장했다. ㈔동계올림픽을 사랑하는 모임 조직위원회는 올해 11월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강원 아이스더비 도입 공청회'를 열었다. 아이스더비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을 접목하여 220m의 트랙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면 관객들이 베팅을 거는 사행성 사업이다. 사회문제, 특히 청소년 도박중독에 핵심 요인인 스포츠 사행성 사업을 축소하기는커녕 증가시키겠다고 난리법석이다.
제대로 평가하여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국민체육진흥법' 36조 개정안이 통과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막아야 한다. 이제는 올림픽 사후 평가와 대책을 더 이상 관주도가 아닌 시민참여가 중심이 되는 민주적 의사소통 과정이 필수적인 시대다.
그간 국제대회 평가는 해당대회 조직위원회가 전담했다. 조직위원회가 대회 종료 후 6개월 안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평가서를 제출하면 그만이었다. 지금까지 조직위는 평가를 내면 곧바로 모든 자료를 파기하고 해산하는 시스템이었다. 이제는 달라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평가서 작업은 조직위원회 뿐만 아니라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 여러 단위가 참여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평가 기간도 최소 2년 정도로 늘려야 한다.
적자 문제는 강원도에 올림픽 세금을 따로 걷는 '올림픽세'가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로 197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시행했던 정책이다. 강원도에 도민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게 아닌 올림픽으로 인한 경제성 내지 이익구조를 개별화하는 구조를 구축하자는 뜻이다. 정치적인 성과로 활용하려는 정계와 개발이득을 노리는 재계가 더 이상 메가스포츠이벤트에 군침을 흘리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음부터는 열리지 말아야할 올림픽은 말 그대로 절대 열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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