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실족 위험.. .사람 잡는 박람회장 다리

신고한 지 7개월 넘었지만 '출입금지' 철제펜스만 덜렁

등록 2018.01.09 14:24수정 2018.01.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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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폐쇄중이다. 파란색 부분이 문제로 지적된 다리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폐쇄중이다. 파란색 부분이 문제로 지적된 다리다. ⓒ 심명남


부서진 채 장기 방치된 여수세계박람회장의 '다리 데크목'이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교각의 보수를 요청하는 여러 통의 민원이 접수됐으나 7개월이 지나도 보수하는 대신 다리를 막아버려 흉물스러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장의 여니교와 수니교를 돌아봤다.

지난해 6월 여수를 찾은 한 관광객이 다리 위를 건네다 부서진 데크목 때문에 약 10m 아래 바다로 빠질 뻔한 아찔한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박람회장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지내오다 한 시민의 신고로 뒤늦게 다리 통행을 막아놓은 상태다. 하지만 7개월째 아무런 보수를 하지 않고 있다.

유지보수 방치한 여수박람회장 다리...'여니교'와 '수니교'

a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은 수니교 모습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은 수니교 모습 ⓒ 심명남


a  다리를 걷다 부서진 약 10m 데크목 아래로 바닷물이 출렁이는 아찔한 수니교의 모습

다리를 걷다 부서진 약 10m 데크목 아래로 바닷물이 출렁이는 아찔한 수니교의 모습 ⓒ 심명남


여수박람회장에는 바다 위를 건넬 수 있는 여니교와 수니교가 있다. 여니교는 더블(2개) 다리이고, 수니교는 왕복 300m 거리의 바다 위를 거닐 수 있는 수려한 전망을 자랑한다. 다리 위를 걷는 재미가 그만이다. 그런데 현재 다리 3곳 입구에 모두 철조망 펜스를 쳐놓아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다리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평소 기자는 이곳으로 운동을 다닌다. 하지만 지난해 6월 2일 수니교를 걷다가 겁에 질렸다. 그 며칠 전 수니교를 찾은 한 관광객이 부서진 데크목 때문에 실족할 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떄문이다.  파손된 데크목은 어른 신발 두 개 정도가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부서진 데크목 10m 아래에는 시퍼런 바닷물이 출렁거렸다. 순간 덜컹 겁이 났다. 누군가 밟고 있을 때 데크목이 깨진다면 다리 아래로 빠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곧바로 박람회장에 전화를 걸어 출입통제를 요청했다. 당시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시설관리팀에 연락해 빠르게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박람회재단 측은 문제로 지적된 다리 3곳 모두를 안전띠로 막더니, 어느새 철제펜스를 쳐놓고 출입을 통제시키고 있다.


지금은 군데군데 '출입통제' 간판만 보인 채 보기 흉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신고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보수 작업은 시작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데크목 공사는 '부실공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박람회재단 측은 지난해 주제관과 해양베스트관 맞은편에 설치되었던 부실 데크목을 포함해서 그 많은 산책로의 데크목을 모두 걷어냈다. 지금은 그 자리를 콘크리트 시멘트로 재시공해 보기흉한 모습이다.


다리공사는 언제쯤...

a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어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어 있다 ⓒ 심명남


a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은 여니교 모습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해 출입금지 간판이 붙은 여니교 모습 ⓒ 심명남


박람회재단이 시설관리는 하지 않은 채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연간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박람회장을 찾고 있다. 해마다 빅오쑈와 박람회장 대여료 등 수익이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인데 결국 시설관리는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그럼 박람회재단의 수익은 얼마나 될까. 8일 여수박람회장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2016년 박람회장 입장객은 300만 명에 56억 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2017년은 350만 명에 72억 원을 벌었다. 2018년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익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면서 "수익은 대부분 빅오쑈, 게스트 하우스, 본관 임대료, 주차장 이용 요금이 차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리 위 데크목 유지보수에 대한 진행 상황을 묻자 "유지보수 할 것들에 대한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 보니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어 그곳은 아직 신경을 못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a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했다. 다리가 썩어가는 여니교 모습

여수세계박람회장이 7개월째 부서진 데크목을 장기 방치하더니 다리 3곳을 모두 철제펜스로 폐쇄했다. 다리가 썩어가는 여니교 모습 ⓒ 심명남


또 다른 박람회장 시설관리팀 담당자는 "언제까지 철조망으로 막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보수를 해놓으면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같은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다른 보수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만 밝혔다. 뚜렷한 대책 없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셈이다.

신고한 지 7개월이 지나도 아직 보수가 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두 번인가 민원이 들어온 것이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전부 새로 보수해야 할 상황이 와서 우선 위험한 곳에는 출입금지를 해놓은 상황이다"면서 "현재 통행하는 데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수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언제까지 흉물스러운 철제펜스를 지켜봐야 하나. 반년이 넘도록 지켜본 철제 펜스가 아주 눈에 거슬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여수박람회장 #여니교 #수니교 #철제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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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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