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주도지사 전 비서실장-건설업자 '뇌물 혐의'로 입건

관계자 “이후 출석 요구해서 조사 진행할 예정”

등록 2018.01.10 16:57수정 2018.01.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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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광식 전 제주특별자치도 지사 비서실장과 그의 중학교 동창인 건설업체 대표가 뇌물사건으로 입건됐다.

제주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제주지방경찰청은 9일 현광식 전 비서실장과 그의 동창인 고광민 동남건설 대표를 각각 제3자 뇌물수수와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전날(8일) 경찰은 현 전 비서실장의 주거지와 고 대표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입찰관련 자료, 통장(개인, 법인) 등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2017년 11월 중순께부터 관련사건을 내사해왔다.

제주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고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조창윤씨와 4차례에 걸친 대면 조사와 조씨가 제공한 자료 등을 근거로 현 전 실장 등을 입건했다"라고 "입건은 강제수사를 밟기 위한 절차인 만큼 향후 이들에게 출석을 요구한 뒤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돈이 오고간 것이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지, 본인의 이득과는 다른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11월 21일 <오마이뉴스>는 고광민 대표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현 전 비서실장의 요청으로 선거캠프에 관여했던 한 인사에게 총 2750만 원을 건넸다며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서 <오마이뉴스>는 현 전 비서실장의 공무원 블랙·화이트리스트 작성 지시 의혹과 <제민일보> 사주·간부 사찰 지시 의혹을 잇달아 보도했다.

경찰은 <오마이뉴스> 보도 직후 바로 내사에 들어갔고(2017년 11월), 고 대표로부터 돈을 받은 조창윤 전 찔레꽃(감물염색 전문업체) 대표를 네 차례 불러 조사했다(2017년 12월). 조 전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작성한 다이어리(3권)와 취재수첩(9권)을 경찰에 넘겼다. 그는 지난 2017년 12월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2014년 3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원희룡 도정의 부역자였다"라고 고백했다.


다만 경찰은 블랙·화이트리스트 작성 지시 의혹에는 "조창윤씨의 진술을 확보해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불분명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추가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라고, <제민일보> 사주·간부 사찰 지시 의혹에는 "현재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 전 비서실장은 원희룡 지사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지난 2006년 원 지사가 재선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 지역구(서울 양천갑)에서 그를 보좌해온 최측근이다. 원 지사가 제주도지사에 당선된 이후에는 제주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과 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냈다.


고 대표는 현 전 비서실장의 중학교 동창으로 지난 1983년 설립한 종합건설업체 동남건설을 운영하고 있다. 원 지사가 지난 2014년 7월 취임한 이후 129억 원의 강정해군기지 독신간부 숙소공사(5개동 72가구)를 따냈고, 각각 총사업비 2572억 원과 총사업비 600억 원에 이르는 제주신화역사공원 호텔공사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시설 조성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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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광식 #원희룡 #고광민 #동남건설 #제3자 뇌물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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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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