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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인권조례 폐기하려는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 25일 오전 11시 인권활동가들은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충남인권조례 폐지안 발의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신지수
자유한국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넘어 모든 지역민의 인권을 강조한 충남 인권조례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인권활동가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등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을 삭제하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한다"라고 외쳤다.
앞서 충청남도의회는 지난 15일 '충청남도 도민 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충청남도의원 40명 중 25명이 폐지안을 발의했는데 이 중 24명이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폐기 사유로 도민간의 갈등, 역차별, 부작용 등을 말하지만 인권활동가들은 '기독교 표심 잡기용'이라고 주장한다. 인권조례는 지난 2012년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발의해, 2015년 통과시킨 것인데 갑자기 정반대 태도를 보이는게 이상하다는 이야기다.
인권조례는 '도민 인권선언 이행' 등을 명시하고 있는데 충남도 지역 기독교 단체는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라는 내용이 담긴 '충남 도민 인권선언'이 동성결혼을 옹호하고 일부일처제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폐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려고 충청남도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온 김혜영 충청남도인권조례지키기공동행동 공동대표는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이 자기 손으로 만든 인권 조례안을 폐지하려고 하는 건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충남 기독교 단체를 의식한 행동이다"라며 "그건 도민의 뜻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세계인권선언 70주년되는 해에 자유한국당은 인권 폐기 주장"
인권활동가들은 충남인권조례 폐기가 성소수자와 충남도민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인권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권활동가들은 "충남도는 시작일 뿐 앞으로 인권조례는 지속적으로 도전받을 것이다"라고 우려하며 "조례가 있었기에 그나마 인권센터가 설립될 수 있었고, 인권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었으며 인권정책기본계획은 물론 인권영향평가, 인권교육도 실시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여러 지자체에서 인권조례가 생긴 후 의미 있는 권고들이 나왔다"라며 "수원시에서 공무원 시험을 볼 때 응시자들이 화장실에 갈 수 없어 채변 봉투로 생리작용을 해결했던 문제, 서울시 다산 콜센터 노동자들의 감정노동 문제 등을 인권조례를 토대로 해결했다"라며 "인권조례 폐기는 단순히 성소수자를 폄훼하는 문제를 넘어 도민들의 일상 속 인권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진 활동가는 "자유한국당의 행위는 단순히 충남 인권조례를 폐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인권을 무너뜨리겠다는 사악한 의도"라며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게 분명하기 때문에 그 시도를 중단시키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권은 역사적으로 주춤한 적은 있지만 뒤로 후퇴한 적이 없다"라고 외쳤다.
이진희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는 "인권은 보편성이 생명인데 인권 목록에 삭제돼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폭력적이다"라며 "인권은 자유한국당의 것이 아닌 도민의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랄라 인권운동더하기 활동가도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이 되는 해에 자유한국당은 인권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활동가들에 따르면 폐지안을 심의하는 상임위가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으나 29일로 미뤄졌다. 인권활동가들은 "폐지안을 표결에 부치는 본회의가 2월 2일 열릴 예정이다"라며 "본회의에 맞춰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인권활동가들은 '충남 인권조례 폐지안 발의 반대' 항의서한을 자유한국당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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