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수문이 모두 닫혀 있다.
곽상수
4대강 보 철거와 재자연화를 위한 근거자료로 삼기 위해 진행되어 오던 낙동강 합천창녕보의 수문 개방이 한 달 앞당겨 중단돼, 환경단체가 우려하고 나섰다.
3일 합천창녕보 수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이는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가 2일 0시부터 합천창녕보 수문을 닫고 담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에 이어, 11월 13일부터 낙동강 하류에 있는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의 수문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이는 올해 12월 보 철거와 재자연화를 위한 근거 자료로 삼기 위해 모니터링 차원에 실시되었던 것이다.
정부는 창녕함안보(관리수위 5.0m)의 경우 지난해 6월 1일 일부 수문을 개방해 11월 12일까지 양수제약수위인 4.8m까지 유지해 왔고,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13일부터 2.2m까지 낮추려고 했다.
그리고 정부는 합천창녕보(관리수위 10.5m)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일부 수문을 개방해 9.5m를 유지해 오다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수문을 더 열어 4.93m까지 낮추었다.
보 수위 개방 이후 주변지역 농업에 지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창녕함안보 상류 33.7km 지점에 있는 합천 광암들의 수막재배 농민들이 지하수 고갈로 농업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창녕함안보는 수문 개방이 중단됐고, 물을 다시 채웠던 것이다.
그리고 합천창녕보 상류지역에 있는 대구 달성군 지역 농민들이 보 수문 개방에 따른 농업 피해를 주장했고, 달성군은 보 수문 개방 중단을 요구했다.
정부는 당초 '모니터링'을 위해 창녕함안보는 3월 13일까지, 합천창녕보는 3월 4일까지 수위를 낮춰 각각 2.2m와 2.3m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런데 창녕함안보는 당초 계획보다 2개월여, 합천창녕보는 1개월여 앞당겨 수문이 닫히고 담수가 된 것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일 0시부터 합천창녕보에서 수문을 닫고 담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합천창녕보는 이날 0시 기준 수위가 4.91m였는데, 앞으로 담수를 해서 양수가 가능한 8.9m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환경청은 목표 수위까지 도달하는 데는 7일 안팎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청이 이같이 결정한 것은 농업용수 부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환경청 관계자는 "가뭄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한 데다 합천창녕보 수위 저하로 상류에 있는 달성군 일대 마늘·양파 재배 농가가 피해를 볼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담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우려하고 있다. 임희자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민주당 정부의 무능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행정의 미숙함을 드러낸 것"이라 했다.
그는 "오는 12월 4대강 보의 철거 내지 재자연화의 근거로 삼기 위해 모니터링을 하고, 그것을 위해 2개 보 수문을 개방했던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모니터링의 근거 자료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으로 재자연화의 판단 근거가 없어지는 셈이 되어 우려된다"고 했다.
한편 낙동강네트워크는 지난 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 수문 활짝 열리자 낙동강이 되살아났다. 농업용수 문제는 양수장 개선으로 해결 가능하다. 낙동강 상류 보들은 즉각 개방해야 한다. 낙동강이 재자연화 된다"며 보 수문 개방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