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행보를 비판하는 CNN 뉴스 갈무리.
CNN
북한 대표단을 외면하며 대북 강경책으로 일관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행보에 미국 언론도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CNN은 12일(현지시각) 북한에 정통한 미국의 고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대북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놓쳐버렸다"라며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이미지를 깎아내렸다"라고 비판했다.
이 소식통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할 때 기립하지 않고 박수도 치지 않은 것에 대해 "일부러 어려운 길을 택한 것"이라며 "품위 없는(undignified) 행동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막식에서 가까운 자리에 앉아있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과 인사를 나누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만약 펜스 대통령이 존중을 표하는 작은 제스처라도 취했다면 북미가 서로 신뢰를 쌓고 외교적 대화로 이끌 수도 있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이 전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노력을 전제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해 "백악관이나 국무부와 사전 조율하지 않고 한 말로 보이는 만큼 여전히 북한은 의심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식통은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앞뒤가 일치하지도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 적당하고 포괄적인 합의에 나설 용의가 있을 것"이라며 "비핵화라는 것은 제한적인 핵보유국 인정이나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연기 합의 등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개최국 선수단 입장 때 기립은 당연한 예의<USA투데이>도 "펜스 부통령은 한국에 오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뻔했다"라며 "개막식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할 때 기립하지 않음으로써 개최국인 한국을 불쾌하게 만들었고 당연한 예의조차 유치한 정치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펜스 부통령은 애국심 전략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남북 공동 입장에는 한국 선수들도 있었다"라며 "북한이 독재 정권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한국은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북 선수단에는 미국의 굳건한 동맹인 한국 선수들도 있었다"라며 "미국은 한국에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으며, 펜스 부통령은 작은 행동만으로도 미국을 향한 존경심에 화답할 수 있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이라는 국제 행사에서 남북 선수단이 입장할 때 기립하는 것을 북한 체제에 대한 인정이라고 여기는 것은 터무니없다"라며 "미국인이라도 펜스 부통령의 행동은 당황스러웠다"라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 북한 손 안에서 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