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주차장모든 관객은 여기다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타야한다
이희동
8일. 6시 칼퇴근을 한 뒤 평창으로 차를 몰았다. 차는 막히지 않았다. 이 정도 교통상황이면 경기 시작인 오후 9시 30분까지는 충분했다. 운전 중에 모든 차량은 경기장 주변에 들어설 수 없고 무조건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걱정은 없었다.
평창IC를 지나 대관령 IC 안내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깜깜하던 주위가 환해졌다. 올림픽 경기장의 조명이었다. 아이들은 뒤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였다. 드디어 우리가 평창올림픽을 구경하는 구나!
8시 30분쯤 도착한 평창. 아직 1시간의 여유가 있기에 아내와 나는 오늘 하루 묵기로 한 용평리조트에 가서 먼저 체크인을 하기로 했다. 지도를 보니 리조트에서 스키점프 경기장 까지는 차로 10분밖에 되지 않는 거리였다.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고 가서 보면 딱 알맞을 시간이었다.
악몽의 시작올림픽은 올림픽이었다. 리조트에는 꽤 많은 외국인들이 보였다. 그래서인지 체크인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듯했다. 그러나마나 아이들은 그 분위기가 신기한 듯 옆에 가서 쭈뼛쭈뼛 안 되는 발음으로 '헬로우', '웨얼아유프롬' 등을 조용히 읊조리고 있었다.
체크인을 끝내고 나니 8시 50분. 프론트에서 셔틀버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뒤 식당을 찾았다. 스키점프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지만 6살, 8살, 10살 어린이가 저녁을 굶고 경기를 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배고프다며 당장 집에 가자고 하겠지. 경기장 주위에 가면 뭐가 있을까도 싶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늦은 시간이었던 만큼 겨우겨우 식당 한 곳을 찾아 10분 만에 밥을 먹고 셔틀버스 정류장에 갔다. 프론트에서는 TS(Transport Spectators, 관중용 셔틀버스) 8번이 5분마다 한 대씩 온다고 했으나 웬걸 10분이 넘어도 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TS 7번만이 그 시간에 5대 이상 왔다가 빈 버스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