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이유식. 아빠와 가장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다.
박현진
우리 집 아기는 5개월부터 이유식을 먹기 시작해서 벌써 이유식을 먹은 지도 4달이 넘었습니다. 부드러운 미음부터 시작하는 초기 이유식 단계를 거쳐, 덩어리진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중기 이유식 단계까지 무사히 진입했는데요. 이유식을 시작한 지 첫 한 달간은 아기와 엄마 아빠에게 참 시련의 시간이었습니다.
아기가 이유식을 왜 먹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이유식이 먹는 건지 장난감인지 구분도 못하고, 숟가락으로 장난만 치다가 그릇에 담은 이유식 중에 4분의 1도 채 못 먹고 버리는 일이 허다했거든요. 열심히 직접 재료를 손질해서 정성껏 만든 이유식이었기에 저희 부부의 마음은 너무나 아팠습니다.
그런데, 아기가 엄마의 사랑과 정성을 차차 알게 된 것일까요? 점점 먹는 양이 늘더니 한 달 전 정도부터는 200cc 정도의 양을 방실방실 웃으며 다 비우기 시작했습니다. 먹을 수 있는 이유식 재료도 늘어서 기본 재료인 쌀, 감자, 고구마는 물론이고 두부와 생선살, 난이도 높다는 계란 흰자까지 최근에 먹고 있지요. 간식도 다양해져서 사과, 배, 귤, 바나나와 같은 과일과 플레인 요거트 그리고 쌀과자도 먹습니다. 정말 일취월장이지요.
물론, 이유식을 잘 먹는 대신에 우리 육아빠들이 힘든 점도 조금은 생겼습니다. 바로 아기의 '응가향'이 점점 성인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정말 대변 후 씻기고 기저귀 치우는 것이 다이나믹하고 즐거워(?)지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우리 아기는 이유식을 먹는 의자가 화장실 변기로 생각하는 것인지 항상 이유식을 먹으면서 큰일을 보네요. 참 의젓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