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한무영 교수가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있는 밝맑도서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재환
지난해 충청남도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강수량이 떨어져 물이 부족해진 탓이다.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확산되고 있다. 가뭄 극복 대책은 충남뿐 아니라 전 세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의 저자인 서울대 한무영 교수가 지난 23일 충남 홍성군 밝맑도서관에서 강연을 열었다. 한 교수에 따르면 매년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 사람들은 문맹이 아닌 '물맹'일지도 모른다.
한 교수는 충남의 심각한 물 부족 문제를 언급 한 뒤 "물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물공급을 늘리거나 물을 덜 쓰는 방법이 있다"라며 "도수로나 댐을 만드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물을 아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물관리 강국이다. 마을 마다 기본적으로 연못이 갖춰져 있었다. 게다가 논이 많아 빗물의 자동 저장고가 되기도 했다. 논에 별도로 마련된 둠벙도 빗물 저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 교수는 "빗물은 받아서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가 적게 들어간다"라며 "해수 담수화보다는 빗물을 잘 받아 놓고 쓰는 것이 비용이 훨씬 더 적게 든다"라고 말했다. 빗물을 적절히 이용하면 비교적 손쉽게 가뭄을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 버리는 '홈통' 다시 봐야 한 교수는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 홈통을 다시 봐야 한다"라며 "홈통은 1년에 가장 깨끗한 물 100톤을 생산하는 빗물 저금통"이라고 말했다. 홈통을 통해 버려지는 빗물을 모아 텃밭 농사나 변기용 물로 사용하면 상당량의 수돗물을 아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변기를 통해 허투로 새 나가는 물의 양도 만만치가 않다. 한 교수에 따르면 가로 40cm, 세로 25cm의 변기는 1회당 12리터의 물을 사용한다. 변기를 하루에 여섯 번만 사용해도 72리터의 물이 소모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교수는 "빗물 저장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절수"라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절수형 변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 다음이 빗물을 저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빗물을 고려하지 않은 수자원 계획은 진정한 수자원 계획이 아니다"라며 빗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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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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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로나 댐으로 가뭄 극복? "빗물 저장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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