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월 26일 서울시청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82년생 김지영에게 다시 듣는다'는 주제의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에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는 주장을 담은 글이 올라온 데 대해 박 시장 측이 28일 경위 파악에 나섰다.
시인 S씨가 <2014년 박원순 선거 캠프 성추행 사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이날 오전 3시 27분.
S씨는 박 시장이 지난 20일 타운홀 미팅에서 "지난 추석 때 '82년생 김지영' 책을 읽고 절망감과 미안함과 절박감으로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기사를 링크한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14년 저 포함 다른 여성이 박원순 캠프 내 총괄활동가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다음 성추행은 없도록 지시하겠다고 박 시장께서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전달받은 내용이 없습니다. 선거 백서를 만들어 다음 캠프에 참여할 선거원들을 어떤 식으로든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모아준 증거자료는 다 갖다 버린 건지, 귀찮아서 미뤄둔 건지 모르겠네요.당시 분위기는 이랬죠. 추행했던 남자보다 나이 많은 분께 도움을 요청했더니, 뭐 남자가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여자들이 말할 때는 듣는 척도 안 하시더니 그나마 여자 편 들어주는 다른 남자 활동가 몇 분이 소리 지르며 같이 싸워주니 그때부터 조금씩 수긍하시더군요. 선거에 영향이 갈까 해서 선거일 전에는 사실을 캠프 사람 외 아무에게도 말 하지 않았어요. 시끄러워질 게 걱정되셨는지, 선거가 끝나고 난 뒤에 다른 지역 변호사를 통해 미안하다, 다시는 그런 일 없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죠."S씨는 "정치가 쇼이긴 합니다. '82년생 김지영' 운운하지 마세요", "이번에도 서울시장 출마 하시나요? 그래서 여성들에 대한 발언을 요즘 자주 하시는 건가요? 선거원들 보호한다던 선거백서 빨리 내놓으세요"라고 일갈했다.
"박 시장 들먹이면 김어준이 말한 노림수냐" 항변하기도 S씨는 "박 시장님 들먹거리면, 이것도 김어준이 말하는 노림수인가요? 좌빨이라 지칭하면서 중요한 문제 구분 못하는 짓거리를 그만 두시라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씨는 "관련사항에 대해 전달해주시면 이 포스팅은 내리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S씨는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강남지역에서 박원순 캠프 자원봉사를 했고, 최근까지 시 동인지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S씨의 글에 대한 보고를 받고 조속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고 한다. 오후 들어 언론보도가 계속 이어지자 입장 표명을 준비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 최초로 '직장 내 성희롱'을 이슈화한 1990년 서울대 신아무개 교수 사건에서 피해자 변호인을 맡았고, 검찰 간부의 성추행을 당한 서지현 검사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낸 박 시장의 입장에서도 이번 사건을 그냥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1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 검사의 인터뷰를 봤다. 홀로 오래 시간 버티게 해서 미안하다"며 "어려운 일에 내어준 용기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글을 남겼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박 시장이 글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엄중한 사안이니 정확한 진상 파악이 중요하다'고 지시했다. 다만, 4년 전 활동했던 분들을 찾아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역의 상황을 종로에 있던 상황실에서 하나하나 파악하거나 통제하기 힘든 구조였던 것같다. 박 시장도 그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른 시일 내에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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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캠프에서도 성추행, '82년생 김지영' 운운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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