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소리쳐 바꾸자"... 인천에도 울려 퍼진 #미투

3.8 세계여성의 날 맞아 미투 운동 지지 행사 열려

등록 2018.03.08 16:08수정 2018.03.0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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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인천여성회ㆍ인천여성민우회ㆍ평화복지연대 등을 비롯한 인천 시민단체들은 '미투 지지 캠페인'을 8일 오전 부평역 택시정류장에서 진행했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인천여성회ㆍ인천여성민우회ㆍ평화복지연대 등을 비롯한 인천 시민단체들은 '미투 지지 캠페인'을 8일 오전 부평역 택시정류장에서 진행했다.김시운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인천여성회ㆍ인천여성민우회ㆍ평화복지연대 등을 비롯한 인천 시민단체들은 '성폭력 없는 세상을 위한 연대 #Me Too #With You 캠페인'을 8일 오전 부평역 택시정류장에서 진행했다.
 
행사 참여자들은 2차 가해가 두려워 '성폭력 피해 말하기'가 어려운 현실을 타파하고자, 각자 피해 경험을 나누고, 연대와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선미 인천여성회 회장은 "30년 전, 동네 약사에게 약을 사러 갔다가 성추행당했다"며 본인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홍 회장은 "그 당시에는 '네가 처신을 잘했으면,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피해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식의 주변 반응이 두려워 숨기고 고통받으며 살았는데, 이제 더는 숨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 함께 말하고 소리치며 세상을 바꾸자"고 외쳤다.
 
이어 남성들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본인은 가해자가 아니라며 발뺌만 하지 말고, 지금까지 권력을 누려오며 여성 혐오 문화에 일정 부분 일조했음을 반성하자는 것이다.
 
황보화 인천여성회 부평지부 회원은 "여성이라면 성희롱ㆍ성폭력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남성들은 가해자를 본인과 분리하지 말고, 당연하게 누려온 권력을 돌아보며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 제기로만 그치면 안 되고, 여성의 생존권과 존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장에서 뛰고 있는 여성 노동자의 미투도 울려 퍼졌다. 13년간 홈플러스에서 일하고 있는 김효선씨는 "마트에서 남성 고객들은 음흉한 눈빛으로 여성 계산원을 쳐다보는 것은 물론, 대놓고 말로 희롱하거나 거스름돈을 줄 때 고의로 손등을 문지른다"며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성희롱을 당해도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아 무방비 상태"라고 호소했다.
 
이어 요양보호사 이명숙씨는 "노인 지원을 위해 집을 직접 방문하고 있는데, 거동이 불편하지도 않으면서 옷을 다 벗기고 씻겨달라는 노인분들이 계신다. 심지어 저까지 옷을 다 벗으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며 "하지만 회사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해주지 않아 요양보호사라는 직업 자체에 자괴감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인천시장 출마예정자인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과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도 함께했다.

홍미영 예비후보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한국의 불평등한 현실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며 "촛불로 잘못된 권력을 감옥에 가두었듯이, 미투로 적폐를 없애고 위드유의 세상을 만들자"고 밝혔다.
 
이어 김응호 위원장은 "진보정당에 있으면서 성평등 교육을 많이 받았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의 시선을 벗어나기 어렵다"며 "그러나 끊임없는 성찰과 토론으로 새로운 세상에 나아갈 수 있고, 성별을 떠나 인천 시민 모두 성평등 도시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미투 #여성의날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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