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경쟁주자 명멸 속에 조용한 '3선 행보'

북콘서트에 30여명만 참석, 민주당 경선 판도 급변 속에 '세 과시' 지양

등록 2018.03.11 20:32수정 2018.03.1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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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코워킹 스페이스 '윌로비'에서 일러스트레이터 아방(가운데), 패션디자이너 기남해(오른쪽)씨와 책 출간을 기념한 북콘서트를 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시장이 경쟁후보들의 명멸 속에 11일 '조용한 캠페인'을 이어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용산구 한남동 코워킹 스페이스 '윌로비'에서 대담집 <만나서 물어본다> 북콘서트를 열었다.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주자 중에서는 공직선거법상 출판기념회 시한(3월 14일)을 3일 앞두고 마지막으로 행사를 연 셈이다.

<만나서 물어본다>는 래퍼 지코, 뷰티크리에이터 씬님, 포토그래퍼 김시현, 감독 겸 배우 진경환, 일러스트레이터 아방, 스타트업 CEO 신상훈, 패션디자이너 기남해, DJ 겸 프로듀서 DJ소울스케이프, 웹툰 작가 무적핑크 등 젊은 프리랜서 9명을 박 시장이 인터뷰 한 내용을 담고 있다.

검사와 변호사, 시민운동가 그리고 재선 서울시장을 지낸 박 시장이 자신의 커리어를 앞세워 가르침을 주기보다는 시장이 잘 모르는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얻은 깨달음을 책에 담담하게 기술했다. 북콘서트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아방과 패션디자이너 기남해, DJ 소울스케이프가 초대손님으로 참석했다.

아방은 "박 시장이 전혀 모르면서도 제 일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덕분에 인터뷰에서 즐겁게 얘기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방이 "미국 작가 헤밍웨이의 글을 모아놓은 책 첫머리에 '더 높은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 하지 말라'는 글을 읽고 많은 사람의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자 박 시장은 "빈센트 반 고흐 같은 사람이네. 사실 고흐도 활동하던 시절에 작품 하나도 안 팔렸다"고 말했다.

청중들의 폭소가 터지자 박 시장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그런데 아방은 이미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분"이라고 분위기를 수습했다.


북콘서트에서는 박 시장에게 보다 구체적인 청년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자칫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어서 이 자리에서 자세히 얘기하지는 못한다"고 하면서도 "프리랜서는 1인 기업이고 약자이고 을로서 보편적인 어려움이 있다. 프리랜서들의 협동조합 또는 이를 지원하는 센터를 만드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북콘서트는 30명 안팎의 청년들이 현장에서 참관한 가운데 행사 전 과정이 박 시장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생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시장 경선에 나선 박영선 의원의 북콘서트(9일)에는 300여 명, 우상호 의원의 출마선언(11일)에는 200여 명이 각각 몰렸다.


박 시장의 '작은' 북콘서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민병두·전현희 의원 등이 경선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세 과시'로 나머지 경쟁자들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포석으로 읽혀졌다.
#박원순 #북콘서트 #서울시장 #박영선 #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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