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의 한 일식당에서 한 노동자가 일을 하고 있다.
선대식
"최저임금이 오른 뒤에도,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국 시애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위니(Winnie)의 말이다. 그는 232㎡ 크기의 식당을 15년째 운영하고 있고, 이곳에서는 1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2015~2018년 3년 동안 시애틀 최저임금은 9.47달러에서 15달러로 58.4% 올랐다.
분명 인건비가 증가했을 것이다. 지난 6일 위니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그에게 직원을 줄이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예상치 못한 답변이 왔다.
"오히려 더 많은 직원을 채용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은 커졌지만, 시애틀 경기 호황으로 큰 타격은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할 정도로 사업이 성장하고 있고, 시애틀 교외 지역에 창고를 살 계획도 밝혔다.
위니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들이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면, 소비도 많이 하게 되니 경제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다만 "인건비 상승으로 물가도 올랐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올랐는지는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2일 시애틀 월링포드 지역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박아무개(59)씨를 만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을 물었더니,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씨가 운영하는 식당의 규모는 82㎡로, 직원은 4명이다. 박씨와 같은 소상공인 사업장의 최저임금은 현재 14달러다. 다만 박씨의 식당은 팁을 받기 때문에 11.5달러의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박씨는 직원들에게 최대 15달러의 임금을 주고 있다.
"인근 워싱턴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다 보니,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 다행히 장사가 잘 안 되는 것은 아니어서,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직원을 잘라야 한다거나 하는 부담은 없다. 다만 장사가 잘 안 되는 곳은 분명 부담이 될 거다."
지난 2014년 최저임금을 15달러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내용의 시애틀 시의회 조례안을 둘러싸고 큰 격론이 벌어졌다.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에 빠지고 많은 노동자가 해고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 시애틀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우려처럼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정현아 소수민족상공회의소협회 부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업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른 지역으로 가겠다는 소상공인도 있고, 음식 값을 올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면서 "전반적으로는 시애틀 경기가 좋아 그 부담을 견디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애틀 최저임금 활동가·노동자·고용주 연쇄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한 마이클 맥케인 워싱턴대학교 해리브리지스 노동연구센터장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하늘이 무너진다고 말한 고용주들이 있었지만 정책이 통과되고 나서 다들 괜찮아 한다,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