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2000년 6월 13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과 영접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사열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도 이러한 점을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2000년 6월,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 북측 군악대가 연주한 곡이 바로 유격대 행진곡이었다. 당시 북측이 어떤 의도로 남측 대통령의 방북에 맞춰 유격대 행진곡을 연주했는지까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추측컨대 우리 민족이 함께 그 노래를 부르며 일제와 싸웠듯이, 다시 화해하고 하나가 되자는 의미의 정치적 제스처는 아니었을까?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생각한다면 이번 평양 공연에서 독립군가가 불릴 이유는 충분하다. 물론 군가라는 점 때문에 딱딱하거나 호전적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당시 불렀던 독립군가를 들어보면 호전적이라는 느낌보다는 경쾌한 느낌이 더 강하다. 나라를 잃은 우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노래하고자 했던 선열들의 바람이 곡조에 담긴 까닭이다.
더욱이 2005년 국가보훈처는 대중적 감수성에 맞게 대중가요 형식으로 독립군가를 리메이크한 바 있다. 당시 가수 김장훈, 서문탁, BMK 등 인기 가수들이 부른 리메이크 독립군가들은 요즘 가요와 같은 형태로 편곡되어 젊은 층에게도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대중 공연용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남과 북이 손 맞잡고 독립군가 부르는 장면 볼 수 있기를무엇보다 이번 평양 공연에서 독립군가가 선보여진다면 그동안 '아리랑'만을 유일한 한민족의 노래로 기억하고 있는 요즘 세대들에게도 의미있는 역사교육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공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로운 노래를 연습해서 불러야 하는 것은 가수들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 정부는 우리 가수들이 독립군가를 여유있게 연습할 수 있도록 서둘러 선곡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오는 4월 평양공연에서 남과 북이 함께 손을 맞잡고 독립군가를 부르는 장면이 연출되기를 진심으로 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