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행세를 성공적으로(?) 하면 영화를 할인해주겠다는 CGV 만우절 이벤트.
CGV
그런 와중에 CGV의 만우절 이벤트를 보고 또 다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외국어 한 마디로 직원을 속이면 할인을 해주겠다는. 그러면서 광고 위에는 흑인이 있다. 이것이 올바른 방식의 유희인가 하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CGV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오해를 유발하는 분장, 행동 등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긴 했다. 하지만 애초에 외국인 행세를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하는 전제를 위해서라면 어눌한 한국어를 일부러 구사하거나 흑인 분장을 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기는 힘들다. 그것이 즐거움을 위해서라는 것부터가 문제가 아닐까 한다.
누군가는 이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모두가 즐겁기 위해서는 유창한 영어 문장을 읊는 것 보다는 한국말 잘 못하는 외국인을 따라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여지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외국인 행세를 '농담거리'로 소비했던 사회가 점차 바뀌어가는 것을 보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바뀌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서 더 떠들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물론 그들이 엄청난 잘못을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런 비판이 이제야 나오는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일 뿐. 다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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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이라고 '외국인 흉내'라니... 철 지난 농담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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