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인간 공존 찾기... 첫 '곰깸축제' 연다

반달곰친구들, 4월 14~15일 하동 의신마을 ... 2020년 개체수 50마리

등록 2018.04.02 10:24수정 2018.04.02 10:24
0
원고료로 응원
"반달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올해는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15년째이다. 오는 2020년이면 개체수가 50마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에 맞춰 인간과 공존하기 위한 행사가 열린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곰깸축제'다.

(사)반달곰친구들, 의신마을회는 오는 4월 14~15일 사이 경남 하동 화개면 의신마을에서 "반달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는 주제로 '제1회 곰깸축제'를 연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2004년부터 환경부 종복원기술원에서 시작했다. 지리산에 방사된 곰이 늘어나면서 인간과 공존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지리산권역 주민들은 간혹 곰으로 인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성공적 복원사업을 위해 다양한 제언'을 하고 있다.

김동필 부산대 교수는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대한 지역주민 인식 심층조사"를 통해 다양한 제언을 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9~11월 사이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지역 주민 56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최근에 내놓았다.

지역주민 인식조사는 그동안 네 차례(2006년, 2012년, 2016년, 2017년) 진행되었고, 점차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곰 복원 사업 인지도'에서 '안다'는 주민이 처음에는 62.4% 였다가 2016년과 2017년에는 98.9%와 86.9%로 늘어났다.

'곰 복원사업 동의 여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가 2016년에는 28.2%였다가 2017년에는 14로 줄었고, '동의한다'는 46.1%에서 67%로 많이 늘어났다.


'곰 복원사업이 자연환경보전에 도움이 되는 정도'에 대해, '도움이 안된다'가 2016년 27.3%에서 2017년 23.9%로 줄어든 반면, '도움이 된다'는 32%에서 54.3%로 늘어났다.

김 교수는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협력활동으로 추진해야 할 일에 대해 설문 대상자와 지역별 인식에 차이가 없었으며,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는 밀렵도구 제거와 피해보상과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났으며, 복원사업 추진 시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확한 정보전달과 신뢰회복을 위해 간담회, 설명회 등 지역주민과 많은 소통기회 마련", "지역주민들이 알 수 있게 반달가슴곰의 위치정보 공유방안 마련", "밀렵도구 수거 등 반달가슴곰 보호활동 시 지역주민 참여 독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곰 복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반달가슴곰지킴이나 해설사 양성", "곰에 대한 불안요소 제거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기 위한 평소 갖추어야 할 점 안내" 등을 김 교수는 제안했다.

a

(사)반달곰친구들, 의신마을회는 4월 14~15일 사이 경남 하동 화개면 의신마을에서 “반달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는 주제로 ‘제1회 곰깸축제’를 연다. ⓒ 반달곰친구들



'곰깸축제'는 어떻게?


'곰깸축제'에 대해, 반달곰친구들은 "곰은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친숙하고 친근한 동물임. 웅치, 곰나루, 웅석봉, 곰내미골 등의 지명은 우리와 곰이 함께 숨 쉬며 살아 왔음을 보여준다"며 "그러던 곰, 반달가슴곰이 한반도 남쪽에서 사라진 것은 일제 강점기의 대량 남획과 서식지 파괴, 밀렵 등의 이유"라 했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대해, 이 단체는 "반달가슴곰과의 직·간접 접촉면이 넓은 지역사회, 주민 등은 여전히,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여전히 흔쾌히 동의하지 못한다"며 "국민 대부분도 반달가슴곰에 대해 호의적이나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반달곰친구들은 "올해는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시작된 지 15년이 되는 해다. '곰깸축제'는 반달가슴곰과 인간과의 공존을 위해 준비된 프로그램"이라며 "반달가슴곰은 입동 1주일 전후로 바위굴이나 큰 나무의 구멍으로 들어가 겨울잠을 자며, 다음 해 3월 중하순 이후에 겨울잠에서 깨어난다"고 했다.

이어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지리산에 기대어 먹고 사는 주민들에게 반달가슴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마냥 기쁜 일이 아니다"며 "건강히 잘 자고 깨어난 것은 다행이지만 이제 지리산에 들어갈 때 조심해야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반달곰친구들은 "반달가슴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는 것은 지리산국립공원을 탐방하는 국민들도 반달가슴곰과 충돌하지 않기 위해 특별히 노력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들은 "곰깸축제는 겨울잠에서 깨어나 지리산과 만나는 반달가슴곰을 반갑게 맞이하지만, 지리산에서 일을 할 때, 지리산국립공원을 탐방할 때는 반달가슴곰과의 충돌에 대비해야 할 시기가 왔음을 알리기 위해 마련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곰깸축제를 통하여 산촌의 전통을 중시하며 살아가는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반달가슴곰과의 공존을 받아들이고 있는 지리산자락 마을을 알리기 위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14일 오후 7시 열리는 "깨어남한마당"에는 '의신마을 어르신', '김선웅과 화개락', 정인봉 등이 출연해 노래를 부르거나 오카리나 등을 연주하고, "반달곰과 함께 살아온 산촌의 삶"이란 영상이 상영된다.

1박2일 '산촌체험'에는 의신옛길 걷기, 의신마을 돌아보기, 산촌 민박(1박), 산촌 밥상(2식), 반달가슴곰 추적 체험, 베어빌리지 탐방 등 행사가 열린다.

온대지방의 곰은 대략 12월에 겨울잠에 들어 이듬해 3월에 깨어난다.
#반달가슴곰 #지리산 #반달곰친구들 #의신마을 #겨울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2. 2 "아이 어휘력이 떨어져요"... 예상치 못한 교사의 말
  3. 3 그가 입을 열까 불안? 황당한 윤석열표 장성 인사
  4. 4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5. 5 MBC가 위험합니다... 이 글을 널리 알려 주세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