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추모 작은음악회광화문 광장 분향소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4.3 추모곡들을 중심으로 여러 가수들이 참여하여 음악회가 열렸다.
김광철
문 대통령의 4.3 해법에 많은 공감저녁 시간이 되자 광화문 4.3 분향소 앞에서는 4.3 추모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안영석씨 등 5명의 민중가수들이 자신들이 작곡한 제주 4.3을 주제로 하는 노래와 다른 곡 한두 개를 곁들여 불렀다. 안영석씨가 부른 <내 이름은 진아영>이란 곡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파고 들어왔다. 4.3 때 총을 맞아서 턱이 날아가 없어져 버린 할머니가 평생을 힘들게 살다가 2005년 한많은 인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 할머니의 한을 노래로 담은 것이다. 그 노랫말의 일부를 옮기면,
"나는 턱이 없는지 몰랐어/왜 저들이 총이 나를 쐈는지/나는 씹지 못해 삼켰어/지금도 어딘가 총을 쏠 것만 같아/ 중략 /나는 턱이 없어/이 미친 세월이 삼켰어/내 이름은 진아영/나의 상처를 감싸주던 하얀 무명천/이젠 아픔을 끊어야겠어/나도 말해야겠어"
그러면서 안영석씨는 말했다.
"우리 역사에서 보면, 대립이 있으면 타협을 하고 조정을 하면서 평화를 만들어야 하는데, 힘을 가진 자가 자기 논리로 정리를 해 버린 사례가 많다. 제주 4.3도 그렇다. 도망갈래도 도망갈 곳도 없는 제주 섬에서 힘, 권력을 가진자들의 자신들의 논리로 짓밟아 버렸다."그 외에도 '바위처럼' 작곡자인 안석희씨의 <남쪽에 봄이>, 임정득씨의 <기억의 방향>, 손병휘씨의 <붉은 섬>, 김영씨의 <가매기 몰래 식게> 등 제주 4.3을 주제로 한 노래들을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들에게는 이날 불렀던 4.3노래 CD를 무상으로 나눠주기도 했다.
김영씨의 곡 <가매기 몰래 식게>는 제주어인데, 표준말로 바꾸면 '까마귀도 모르는 제사'라는 뚯으로 4.3 때 희생된 사람들이 제사 지내는 것조차 숨어서 지내야 할 정도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세월 동안 금기어가 될 정도로 쉬쉬할 수 밖에 없었던 제주인들의 마음을 노래로 표현한 것이란다.
이날 분향소를 찾아 분향을 하고, 4.3 작은 음악회에 참석한 양주에 사는 김재광씨는 말했다.
"제주 4.3을 좌익세력의 무장 투쟁 진압이라는 논리로 몰아간 역대 정권들이 이념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해법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4.3 관련된 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더 많은 진실들을 밝혀내고, '4.3 사건'이라는 용어 자체가 남로당 무장 봉기한 날짜에 촛점이 맞춰진 명칭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해방 이후부터, 최소 47년 삼일절 발포에서부터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되던 7년 동안의 역사를 제대로 평가하고 정리해서 그에 걸맞는 명칭이 부여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