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지도뮌스터 지도(Basel,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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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게 중세 이슬람 지도와 르네상스기의 서양 지도에서 나일강을 살펴 보았습니다. 지도마다 나일강의 묘사에 차이가 있지만, '달의 산'에서 물줄기가 발원하여 호수를 이루고 거기에서 나일강이 흘러 나가는 기본 구도는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달의 산'이 나일강의 원천이라는 소식은 원래 어디에서 유래된 것일까요?
2세기 알렉산드리아의 지리학자 클로디우스 프톨레미(Claudius Ptolemy)의 <지오그라피>가 그 발신처입니다. 프톨레미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리정보를 그리스의 선구적 지리학자 마리누스(Marinus of Tire, 70~130)의 글에 기초로 작성하였습니다. 여기에 '달의 산' 정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리누스가 원천 정보의 주인인 셈인데 그의 글은 전해 오지 않기 때문에 프톨레미의 <지오그리피>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 요지인 즉 이렇다 합니다.
"기원전 50년경 그리스의 무역상 디오게네스Diogenes라는 사람이 라프타Raphta(오늘날 탄자니아의 해안 도시)로부터 25일간 내륙을 향해 여행하다가 우연히 두 개의 호수와 '달의 산'이라 불리우는 눈 덮인 산을 만나게 되었다. 거기에서 나일강이 발원한다."
지리학의 바이블 격인 프톨레미의 <지오그라피>에 서술된 '달의 산'은 그 후 장구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의 상상과 모험심을 사로잡았습니다. '달의 산'이 실제로 발견된 것은 1889년 스탠리에 의해서였습니다. 오늘날 우간다와 민주 콩고의 국경지대에 있는 1509m의 루웬조리(Rwenzori)산(달의 산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음)이 그것입니다. 최근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그곳 '달의 산'에 와가두(Uagadou)라는 마법 학교를 가상으로 세웠다고 발표하기도 하였지요.
한편 최근 '달의 산'(공식 명칭은 루웬조리산) 등반에 성공한 영국의 여행작가 Mark Stratton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리학의 아버지 프톨레미는 루웬조리 산맥을 달의 산맥이라 불렀다. 그가 이름을 잘 붙였다고 여겨진다. 우리는 우간다의 서쪽 국경 부근의 산중에 캠프를 쳤는데 주위에 펼쳐진 빙하위에 별빛이 은은히 비추고 있었다. 마치 초승달이 빛을 뿌리고 있는 것 같았다." - 2018년 1월 8일자 <가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