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 화, 목, 금요일 저녁마다 진행되고 있는 노들장애인야학의 무상급식 모습. 야학 학생들이 밥을 먹고 있다.
노들장애인야학
"저녁 드셨어요?" 안부차 묻는 이 흔하디흔한 질문이 누군가에겐 답하기 어려운 말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이 번화한 동네에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은 거의 없었다. (중략) 학생들은 김밥이나 빵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밥 먹듯이' 밥을 굶을 수밖에 없었다."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 중에서)
서울 종로에 있는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자원활동 교사를 한 지도 벌써 반년이 넘어갑니다. 퇴근을 하고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야학으로 향합니다. 저는 '청솔2반'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퇴근을 일찍 한 날에는, 학생들과 같이 노들야학에서 급식을 먹기도 합니다.
외식을 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노들야학에서는 2014년부터 급식을 제공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3000원으로 돈을 받았지만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2016년 '무상 급식'을 진행합니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을 찾아 매끼 같은 식사를 하는 것보다 매일 다양한 반찬이 나오는 급식을 하는 편이 (당연히) 좋습니다. 학생들은 저녁밥을 다 같이 먹고 오후 9시까지 수업을 합니다. "밥을 먹으러 야학에 온다"며 웃는 학생들을 보면서, 급식을 먹기 위해 학교에 다니던 제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매끼 무상 급식을 제공한다는 게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매달 평균 쌀 200kg과 김치 100kg이 들어가는 노들야학의 급식비용은 사실 야학의 큰 숙제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좀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밥을 먹고 공부할 수 있을까요.
고민 끝에 오는 6월 9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급식 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 마당을 엽니다. 이날 서울 종로구 노들장애인야학 1층 주차장에서 음식과 책을 팔 계획이에요. 물론 아이와 함께 오는 가족도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어린이와 부모님들을 위한 놀이방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께서 "이 일상을 가꾸는 일에,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후원한 밥 한 끼로, 노들야학은 계속 함께 먹고 공부하며 세상을 바꿔나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