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결과 발표하는 트럼프북미정상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공보부
이어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먼저 발표된 공동합의문을 적절히 뒷받침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70분 동안이나 진행된 기자회견은 아주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에서 중요한 문제 순으로 몇 개 현안을 뽑아 언급해보기로 한다.
6.12 정상회담은 '세기의 담판'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매우 중차대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미국은 북한에게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를, 북한은 미국에게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얻어냈다. 속된 말로 해서 '빅딜'이 이뤄진 것이다. 거래는 화급한 현안부터 해결하는 것이 정석이다.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는 미국 본토가 핵으로 공격당할 수 있는 위험을 차단하는 조치로서 이는 미국의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반면에 연합군사훈련 중단은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 이래의 숙원적 현안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공동합의문에 명시된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정에 대하여 미국과 북한은 물론 한국과 중국도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는데, 이는 한국전쟁의 실제 주체가 남, 북, 미, 중 4자였다는 점에서 합당한 관점으로 보인다. 아마 우리는 7월 27일쯤 4자가 참여하는 종전선언을 보게 될지 모른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장기적 숙제라는 인식을 내비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철수를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주한미군 문제는 정상회담의 의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미 우리는 조선 측에서 주한미군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아 왔다는 여러 방증들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CVID에 대하여 공동합의문에 있는 '완전한 비핵화(the complete denuclearization)'가 바로 그것이라는 논리로 대응했다. 사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식의 표현은 외교 상식을 벗어나는 것이다. 이런 표현은 전범 패전국에나 요구할 수 있는 응징적이고 굴욕적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밤 "문 대통령은 오늘 8시 20분부터 4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과에 대해 "실무진에서는 이루기 어려운, 그리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훌륭한 대화 상대였다. 이번 회담을 통해 둘 사이에 돈독한 유대 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공적인 결실을 맺어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를 위해 큰 토대를 놓았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한국 두 대통령의 평가가 과장적이라는 생각을 전혀 들게 하지 않는다.
한편, 김정은 조선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쉬운 길은 아니었다. 우리 발목을 잡는 과오(통역이 '과거'로 옮김)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라고 하면서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옳은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의 말대로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 같고 그것은 '옳은 말씀'임이 분명해 보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소설과 평론을 주로 쓰며 '인간'에 초점을 맞추는 글쓰기를 추구합니다.
공유하기
6월 12일, 세상의 '중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