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공원을 '납골당'으로 표기한 보수 야당 후보자들의 홍보물 앞에서 진실 알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
성하훈
선거가 후반부로 접어들며 논란이 가열되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도 좌시할 수 없다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안산지역 곳곳에서 4.16생명안전공원 진실 알리기 캠페인을 펼치며 보수 야당 후보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9일에는 납골당으로 비하하던 자유한국당 후보가 유가족들이 캠페인을 벌이던 장소에서 유세를 하다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장선거에서 승리한 윤화섭 후보 측 양근서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것이 세월호 추모공원이었다"며 "주민여론을 수렴하겠지만 원칙이 변하지는 않는다.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민심을 들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이지, 추모공원을 안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며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추모공원을 납골당으로 비하했던 보수 야당의 선거 전략은 결과적으로 안산시민들에게 응징당한 셈이 됐다. 자유한국당 이민근 후보는 30%에도 못 미치는 최종 29.9%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안산을 세월호 도시로 만들려는 세력을 응징해야 한다고 했던 박주원 후보는 선거비용 보전 기준인 15%를 넘기지 못했다.
시의원 8개 선거구 중 아예 보수야당 당선자가 없는 선거구가 두 군데나 나온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당선이 유력하다던 기호 '2-가'의 현직 시의원이 '1-나' 후보에 밀려날 만큼 시민들의 심판은 매서웠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던 보수야당의 참패는 세월호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에게 위안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예은아빠 유경근 씨는 14일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 안산시장과 안산의 경기도의원 선거는 자유한국당의 전멸로 예상대로 끝났고, 시의원 선거도 예상보다 자유한국당 숫자가 줄어 기쁘다"면서 "이제 안산이 생명과 안전의 메카로 힘차게 나아갈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다만 "안산의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모습은 적잖이 실망스러웠다"며 "앞으로 '실망'을 '희망'으로 바꾸어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한 홍성규, 정세경, 김병철, 박범수, 유정숙 후보 등 진보정당 후보들을 일일이 거명하며, "다른 후보들은 표계산 하느라 우리를 피하고 '납골당 프레임' 앞에서 비겁했지만 먼저 우리를 찾아오고 우리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셨다"며 "고맙고 잊지 않겠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