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13년째 한 업체가 독점

시 "펜타포트 정통성 지키기 위해... 공개입찰 기간도 오래걸리고 시기상도 안 맞아"

등록 2018.06.27 16:44수정 2018.07.0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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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17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17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 인천시


국내·외의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과 73만 명의 누적 관광객을 자랑하는 인천의 대표적 축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지난 2006년 시작해 올해로 13주년을 맞았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발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문화관광축제 '유망축제'로 선정되며 국비 4억 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이는 인천의 대표 축제지만, 부실 운영에 대한 지적도 많이 나온다.

첫 번째는 업체 선정의 문제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2006년부터 예스컴이엔티라는 업체와 함께 진행했다. 인천시에서 약 1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예스컴에서 남은 10~30억원을 티켓 판매금 등으로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2006년 락페스티벌이 시작될 때부터 행사를 주관했다. 이 업체에 행사 독점권을 준 인천시는 2015년까지에 이어 3년을 더 연장해 2017년까지 예스컴이 락 페스티벌을 주관하기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후 2017년 3월 업체가 경영상의 이유로 회사를 정리하고 (주)예스컴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이 협약은 무효화됐다.

그러나 시는 또 다시 이 업체에 2017년 행사를 주관하도록 했다. 당시 시가 한 업체에만 행사를 주관하도록 하는 것이 특혜라는 비판이 거셌다.

시는 이런 지적을 두고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공개입찰로 업체를 선정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결국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예스컴이 행사를 주관한다.


시 관계자는 "펜타포트가 13년간 걸어온 정통성 같은 것들이 업체를 바꾸면 다 사라진다. 공개입찰에 대한 논의를 내부적으로 하긴 했었지만, 입찰 기간도 오래 걸리고 해서 시기적으로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행사 주관 업체가 받는 초대권 징수액이 전혀 관리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펜타포트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은 일반 티켓과 초대권 두 종류다.


이중 초대권으로 입장하는 사람에게는 행사장 출입 시 환경개선부담금 명목으로 2만 원을 내야 한다. 시는 축제 후 공연장 주변의 청소 등 환경개선을 이유로 주관사가 환경개선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게 했는데, 이에 대한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어서 문제가 됐다.

이 문제에 대해 시는 "초대권을 발행하고 행사장 청소 등을 위해 환경부담금을 징수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발급과 징수를 주관사에서 맡고 있기 때문에 시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료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광호 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환경부담금은 준조세나 다름없다, 민간이 지자체를 대신해 세금을 걷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런데 얼마를 걷었고 어디에 썼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되고 자료조차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부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상 횡령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시는 올해에는 환경부담금에 대해서도 짚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초대권은 무료로 들어오기 때문에 업체가 최소한의 청소비용을 부과한 것이다. 업체에서 만들어서 부과한 것이고, 시는 그에 대한 관리 권한이 없어서 관리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얼마나 걷었고 어떻게 지출됐는지 짚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예스컴 관계자는 "환경부담금은 초대권 판매문화를 근절하고자 일본의 페스티벌을 벤치마킹 해 만든 제도다. 환경부담금이라는 단어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어서 올해부터는 명칭을 바꿔 오해를 불식시킬 계획이다"라며, "환경부담금 수입은 매출신고를 하고 있어 세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연자들의 출연료 지불 등 회계처리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2016년 문화복지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경선 시의원(옹진군)은 "(정산을 하면서) 달랑 출연료 송금 영수증만 제시하는 것은 투명하지 못하다"며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더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단순히 며칠만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알리고, 지역의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것도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또 타 지역 락 페스티벌에 비해 라인업이 약하고 행사부스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시는 이런 지적에 귀 기울여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즐기는 대표 축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게시 되었습니다.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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